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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대체 대학 시절에 뭘 한 거야!
라고 절규하게 만든 만화...아마 정말 미칠 듯이 즐기지 않은 바에야 누구라도 저런 후회를 하겠지. 난 그 때 대체 뭘 한 거냣, 하고...
하나모토 교수님, 하구미, 야마다, 모리다, 마야마, 다케모토...누구 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마치 어쩐지 내 앨범속의 어느 날을 들여다보는 느낌이 드는...(내 추억이 이렇게 반짝 반짝, 스팩타클 했다는 이야긴 절대 아니라 ㅠ.ㅠ;;) 그런 만화였다.
이런 식의 성장물에는 꼼짝없이 무너지고 만다.
사랑스럽고 안타깝고 어쩐지 눈물이 날 것 같은 모습에 나도 몰래 눈물을 찔끔 흘리고 말았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건 역시 마야마 -_-; 가장 자신의 마음에 충실한 인간이 아니었을까. 번민하고 고민할 새도 없이 마음이 간 상대를 향해 총력질주하는 그의 모습에서 청춘 靑春이란 단어가 절로 떠오른다. 무모하고 겁이 없고 하지만 그래서 순수한 모습에 절로 마음이 가는 그런 모습.
예술, 이란 건 뭐랄까 설명할 수 없는 무형에서 유형의 창조라...더욱이 미술 분야는 더더구나 경이로움밖에 가지지 못한다.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일. 예전에 배우고 싶었던 그림에 대한 동경이 무럭무럭 자라났다. 예전에 천사가 아니야, 였나 내 남자친구 이야기, 였나를 보고도 예술적 재능을 조금도 지니지 못한 내 자신에 대한 자괴가 생겨났었는데, 요번 만화를 보면서, 하구미와 모리다를 보면서 또 머리를 쥐어뜯었다. 어쩌면 나머지 주인공들도 그걸 느꼈을 지도 모르겠다.
꽃이 흐드러지게 날리는 봄을 보면 지나간 봄날이 아쉬어진다. 내 봄날엔 저렇게 무수한 꽃잎들이 날렸던 적이 많지 않았는데도 봄을 생각하면 강물이 있고 그 곁을 따라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봄꽃이 생각나는 건 참 신기하다. 어쩌면 청춘이란 건 그 봄처럼 그 속에 있을 땐 그게 아름다운 줄 모르다가 지날수록 애틋하고 안타깝고 슬퍼지고 어쩐지 아쉽게 느껴지기 마련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책장을 모두 덮고 난 한 편의 봄을 건너온 것처럼 어쩐지 마음이 서글퍼졌다..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