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unk parad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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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 알 수 없는 어느 날 어둠이고 어둠이며 어둠인 것이 뷸트란의 정상에서 드래곤의 모습으로 자라나 이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이미 본 자가 이와 같이 예언했다.
이비 본 자들인 페라모어들과 개더린, 그리고 인간족들이 어울려 살고 있는 곳. 예언에 대한 회의를 하기 위해 아소렘에 모여드는 사람들. 그리고 거기에서 만나게 되는 페라모어의 수장 페라트와 마법사 라자루스. 예언을 절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개더린, 인간을 자신의 힘으로 개척할 수 있다고 믿는 인간들.
믿기 힘든 예언이지만 페라모어들의 이야기들은 언제나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일족을 대표해 온 라자루스는 예언따윈 관심이 없고 자신의 마법수련에 필요한 프레야만이 관심사입니다. 그리고 묘한 분위기를 지난 페라트에게 프레야를 요구하죠.
라자루스를 보고 어떤 흥미를 느낀-사실은 예언속에 그를 본- 페라트는 결국 그에게 어둠의 마법을 알려주면 프레야를 주겠노라 합니다. 더불어 자신은 라자루스에게 빛의 마법을 알려주겠다고. 그렇게 점점 친해지게 되는데 어느 날 라자루스는 파라트가 아소렘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이야길 듣습니다. 이런 비밀이야기를 아무에게나 막 하면 안된다며 다른 이에게는 이야기하지 말라는 라자루스. 그러며 아소렘에서 약간 떨어진 히드스플레밭에 자신이 마법을 더 레벨업하면 함께 산책을 가자고 합니다. 그때 표현하지 못했지만 기뻐했던 페라트.
그렇게 그들은 함께 마법을 배우고 19클래스 정점 근처까지 가게 됩니다. 그즘 예언 때문에 시국은 싱숭생숭하여 어둠의 드래곤을 소환할 수 있는 고수마법사 처단에 대한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었죠. 그리고 마침내 페라트는 다른 페라모어들에게 아소렘을 떠날 것을 수장으로서 명령하게 됩니다. 라자루스에게도 떠날 것을 요구하는 페라트. 전혀 떠날 생각이 없는 라자루스는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페라트의 슬픈 모습에 어쩔 수 없이 동의합니다(떠나는 대신 함께 자자고 요구한다. 이 노옴;;) 하지만 떠날 생각은 절대 없던 거죠.
둘이 함께 잠든 후. 목마름에 깨어난 라자루스는 물을 가지러 떠나고 뭔가 이상함을 느낀 페라트는 밖으로 나오는데...
아소렘에 남은 라자루스와 페라트 그리고 다른 페라모어 2명은 다른 인간일족이 탄 물에 의해 독에 중독이 되어버렸다. 프레야를 탐내는 다른 일족의 행동이었습니다.
그리고 위험에 처한 페라트와 라자루스. 그리고 페라트는 라자루스에게 빛의 마법 19클래스를 파이널 캐스팅합니다.
그것은 '죽기 직전의 생명과 그렇지 않은 생명의 교환'이다. 그리고 나서 페라트는 죽음에 이르는데...
하지만 깨어난 그를 맞은 건 라자루스의 모습을 한 그녀. 라자루스는 그녀에게 어둠의 레벨 19클래스를 써서 그녀를 어둠의 영향속에서 완전히 배제시킨 채 아소렘을 어둠과 함께 멸하게 됩니다...(솔직히 이해가 안 되서 이 반대인지 이건지 ㅠ.ㅠ작가님께 묻고 싶은...)
'하...이걸 거꾸로 쓰는 사람도 있어요?"
"우와, 말도 안 돼. 미친 거 아냐."
라며 장난스레 웃음짓던 라자루스를 떠올리는 페라트.
"나는 너만 무사하다면 이 세상따윈 어떻게 되어도 상관 없는데..."
라고 80년 긴 세월의 장막 속에 놓인 페라트, 아니 라자루스의 모습을 한 페라트가 중얼거렸대도 이미 모든 건 늦어버린 겁니다. 그녀가 사랑했던 라자루스는 어디에도 없으니까...언젠가 함께 하자던 히드스플레 꽃밭을 그는, 아니 그녀는 보게 될까요. 그녀가 보았던 그의 미래에 있던 그는 그럼 그녀였던 걸까요...
여기까지가 시작. 모든 이야기의 시작입니다. 그러니까 페라모어 이야기는 데트의 모험의 프롤로그 격입니다. 아주 먼 80년 후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원래 그런 이야기니까요.
80년 후 어느 작은 시골.
심심하고 조용한 마을에 데트가 살고 있습니다. '어둠용 노이긴이 나타나는데 그 용을 물리치는 건 금발의 용사다.'란 예언을 재밌게 들으면서. 적당히 장사가 잘 되는 야채가게를 이어 받게 될 테고, 착하고 예쁜 애인님도 있지만...그는 떠나고 싶습니다.
"짜증나 지금 상황이."
"너도 이런 작은 마을 안에서만 살다간 그 검술실력을 한 번도 제대로 발휘해 볼 수 없을 걸. 화나지 않냐고."
"대도시에 있었다면...훨씬...더 신나는 일이 많았을 거야. 분명."
"신나지 않더라도 좀 힘든일이 있다 해도 뭔가 특별한 일을 해보고 싶어."
이런 생각을 가진 그는 세상에서 들려오는 흉흉한 소식들, 마물이 나타나고 있다는 이야기, 를 들고 마을에 나타난 마법사에게 몇 가지 마물퇴치법을 배운 후 그의 친구 오센과 함께 길을 떠납니다.
길을 떠난 지 1분 만에 비는 주룩주룩...과연 그의 여행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언젠가 그는 노이긴을 물리치고 한 나라의 살아있는 영웅, 왕이 되지만 지금은 멀고 먼 언젠가...그리고 라자루스는 지금 어딘가에서 그 슬픈 얼굴을 하고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 걸까요??
이 만화를 본 어떤 교님의 팬이 말했습니다. '아니 교님은 이런 걸 머릿속에 담아두며 사시는 겁니까.' 라고. 동의했습니다.
정말로 진짜로 시작했던 저의 팬질도 어느 새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이분의 만화엔 한 번도 실망해 본 적이 없습니다. 본인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학원물로 팬이 된 저는 이 분의 작품들을 될 수 있으면 모두 소장하려 노력했고 모두 음미해서 이 분의 가진 생각의 편린이라도 주워먹으려고 노력했습니다.-엉뚱한 방향으로 감상이 치닫는 ;;;
사실 그래서 '헬무트' 때도 마음이 아프면서도 슬퍼서, 나지 않는 완결에 화낼 기운도 없었죠;;;
제멋대로 함선 디오티마, 는 말할 것도 없고, 메어리가 나오는 '마담베리의 살롱' 과 '매지션'등....정말 작가 후기에 나오는 가상속의 j씨처럼 교님을 납치해서 카레만 먹이며 만화를 요구하는 상상도 ㅠ.ㅠ
어떤 세상을 만드다는 건, 한 세상의 창조물이 되는 겁니다. 그런데 누구나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판타지의 세상 속에서 이야기하고, 살아가고, 슬퍼지고, 기쁨을 누리고 하는 일들이 어우려져 진정한 world가 되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닐 거예요. 교님이 만든 세상은 -온전히 제 기준이지만- 아름답고 눈부시고 하지만 어쩐지 애뜻하고 눈물나는 그런 세계인겁니다....하지만 어쩌면 교님은 어쩐지 '꼭 아름답지 않아도 좋아.'라고 말해버리실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시골청년이 위험에 빠진 세상을 구한다, 는 한 마디 말로 요약될 수 있는, 사실은 그럴 수 없는, 이야기를 너무나 쓸쓸하지만 다정하고 아름답게 그리는 우리의 교님 ㅠ.ㅠ 뎃생이 이게 뭐냐고 친구는 비웃지만, 이거야말로 일취월장. 전 그림에서 빛이 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림이야-물론 만화가이긴 하지만;-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기능적 면에서의 그림과 미적 추구로서의 그림이 있을 때, 교님의 물론 아름답다면 좋지만 이야기를 보다 훌륭히 전달할 수 있는 면에서의 그림이라는 의미에서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 충분히 좋고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그 동안 입맞춤도 잘 시켜주지 않던 교님이 무려 삐신을 ㅠ.ㅠ(교님도 슬슬 나이를 드는 건가 ㅠ.ㅠ)
지은 사람의 생각과 달리 다른 곳을 헤매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냥 그저 지금 제가 느낀 마음으로 이미 충분해져 버려서 저는 마냥 3권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할 수 있다면 이 놈의 와우를 없애버리고 싶은 ㅠ.ㅠ wow에 어떤 매력이 있길래 다들 풰인이 되시는지 사실 궁금해질 때도 막 있습니다 ㅠ.ㅠ
꼭 특별함을 추구하며 그리신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어쩐지 작게 반짝반짝 거리는 그림과 이야기들이 그냥 저에겐 마냥 특별함으로 느껴집니다. 할 수 있다면 작가의 머릿속을 들여다 보고 싶을 정도로...
라자루스의 페라트의 사랑. 살아만 있었대도 좋았을 걸. 아니 함께 죽었더라면. 하지만 페라트는 홀로 남아 시간을 서성이고 있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하고. 그건 어쩐지 슬프면서도 외롭고 안타까워서 눈물이 핑 도는 그런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