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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개인적으로 내 여자, 내 남자라는 표현은 별로 안 좋아하지만;;; ㅎㅎ
어쨌든 시작해 보겠습니다.
독일에서 유학을 하던 재건은 아버지의 죽음 소식에 한국으로 옵니다. 그리고 아버지와 마지막으로 보았던 순간을 떠올리며 회한에 젖습니다. 그러다가 긴 머리를 정리하러 미용실을 갑니다. 21세기 미용실...그리고 거기에서 말희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머리를 감겨주는 말희의 위로에 마음이 말랑말랑해집니다.
자꾸만 말희에게 시선이 가는 재건...은 옳지 않아! 하는 마음에 헬쓰로 말희에게 가는 생각을 떼어내려 합니다. 그런데 두둥; 그 헬쓰장에 알바를 뛰러 온 말희. 결국 말희에게서 벗어나려고 시작했던 운동은 말희에게 가는 길이 되어버리는 겁니다...
그리고 수 많은 우여곡절 끝에 결국 말희의 마음을 얻지만...그러고도 정말 역경 투성이입니다. 우선 할아버지와 말희 부모님의 반대죠. 더구나 말희가 임신이 안된다는 걸 아신 할아버지는 극구 반대합니다. 말희 부모님쪽에서도 보면 이쪽이 전혀 탐탁치 않습니다. 하지만 재건은 열심히 할아버지와 부모님을 설득합니다. 그리고도 수 많은 말희의 형제들...
흥미로웠던 건 재건이 흔들리는(?) 모습이었습니다. 말희를 정말 사랑하고 아이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한편 그 생각에 대한 확신은 또 없는 것. 수많은 로맨스들에선 많은 공약과 약속들이 뿌려집니다. 그게 한편으론 멋있지만 재건의 이런 고민이 더 현실적인 듯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불안 속에서도 말희를 붙잡으려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호텔에서의 강제적이라고 볼 수 있는 재건의 행위도 어쩌면 이해를 하고 말았던 것도 같습니다. 행위를 떠나서 재건이 왜 그러는지에 대해 납득했다고 해야할까요...
연두님의 글을 보면 세상은 알 수 없는 무자비함으로 둘러싼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입니다. 그게 정말 깡패, 조폭 등 눈에 보이는 그런 폭력이 아니라요. 자그마하고 날카롭지만 그 위력을 말하는 세치 혀라든지, 냉정하고 무정한 세상의 시선이라든지 그런 것들, 혹은 외면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진실들 같은 것으로 가득찬 세상 말입니다.
그래서 말희는 고민이 많고 생각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버림 받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살고 싶다는 욕망, 자신이 갖고 싶은 것과 형제에게 양보하고 싶은 마음의 갈등.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허덕이면서도 그녀는 하지만 생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죠. 그래서 재건을 원하고 좋아하면서도 갈등하고 방황하는 거겠죠.
한 마디로 어땠다, 정의할 수가 없네요. 사실 세상엔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게 더 많으니까요.좋았고, 눈물 났고, 그래서 가슴도 아팠고, 한 편으로는 마음이 무거워졌고 하지만 그래서 마지막엔 웃었습니다. 19살이라는 나이가 그랬고, 불임이라는 여성으로서의 아픔이 그랬고, 심장병을 가진 환자로서의 그녀가 그랬습니다. 재건의 시점에서 쓰여졌기에 말희의 아픔이 더 오롯했던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드네요.
주인공들의 감정에 동화되어 현실에서 그것을 극복하고 내삶을 살기가 힘들다고나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