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unk parad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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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사실, 두 번 정도 연이어 읽어 보고 써야 하는데, 리뷰 아니고 감상문입니다.
왜 게임의 여왕이 재밌었는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 봤다.
1) 묘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 BED (+19 전용) 에 올린 것 자체가 기대를 갖게 했고, 일정 부분에서 그 기대에 충분히 부흥했다. 하하하하하핫!!! (음흉한 웃음. 파수꾼님이 녹용 들어간 보약까지 먹게 할 정도로. 난 연재 끝났으니 이제부터 보약 먹어야 겠다!)
2) 기대를 갖지 않게 했다. -> 연재 초기에 유진님이 이런 말을 써 놓았다. '개연성 그 따위 없다, 그냥 얘네들 이거 시킬라고 쓰는 거다' 라고. 그 말에 정말 기대하지 않고 읽었다. 기대도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는데 기대하지 않아서 더 재밌었던 걸까?
3) 속물이어서 좋았다. -> 주인공 대한이는 무지하게 속물이다. 사실 사람들은 다 속물이다. 얼만큼 자신이 속물임을 표현하느냐에 따라 틀리지 않겠나 싶다. 삐지고 토라졌다가도 상대방에 따라 금방 풀리기도 하고. 대부분의 로맨스 남자 주인공들은 엄청 무게 잡는다. 그게 가끔 느끼하기도 하고 내 심사를 불편하게 만들기도 하는데, 속물 대한은 왠지 시원한 동치미 같은 남자였다. 너무나 솔직해서! 침대운동 하나만으로도 유산소 운동이 충분하다고 우기는 남자, 대한. 은의 약점을 알고 공략할 줄도 아는 대 놓고 '응큼함'을 드러내고 잔머리도 굴릴 줄 아는 남자. (솔직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4) 똑 부러져서 좋았다. -> 주인공 은은 똑부러지는 솔직한 여자였다. 자기 감정에 솔직하고, 가끔 단념할 줄도 알고 좋아하는 남자에게 다시 용기 있게 다가갈 줄 안다. 그리고 솔직했다. "한번만 안아 주세요", "난 대리님인 줄 알고 그랬어요" 라는 말. 그거 쉽지 않은 말 아닌가?
5) 밉지 않은 얌체, 선주 -> 순진 한 듯, 아무것도 모르는 듯, 그러나 가끔 엉뚱하고 세상 물정 잘 모르는 선주. 실존인물이라면 너무나 미워했겠지만 절대 미워할 수 없는 소설 속 선주. 치사빤쓰라는 말을 거침없이 날리는 그녀를 강한이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리?
6) 그들의 솔직한 마음 -> 대한과 은에게는 사실 특기할 만큼의 드라마틱한 사건은 없었다. 그러나 그들의 생활 속에서 치열하게 말싸움하면서 그들은 서로를 알아 간다.
7) 절대 고상하지 않은 -> 나의 취향이 독특할 수 있지만, 게임의 여왕에는 '겉멋'이 없다. 서로에게 몸달은 연인답게 어디서든지 만지고 싶어하고 언제든지 같이 있고 싶어한다. 때론 섹스는 사랑의 표현 뿐만 아니라, 남녀 사이에서는 거래의 수단이기도 하고 욕정이기도 하며, 사람의 몸과 마음을 잡는 볼모이기도 하는 것이 적당히 들어가 있는 이야기였다. 아마 연애를 해 본 분이시라면 대체로 공감하지 않을까??
보약 먹고 25일까지 다시 한 번 보겠습니다. 핫핫핫...
댓글 '8'
유진
제가 쓰긴 했는데, 온전히 저 혼자 썼으면 이렇게 금방 완결까지 오진 않았을거여요. ^^;; 댓글이며 응원이며 제가 부탁드린대로 부담없이 가볍게 즐겨주시는 것하며, 읽어주시는 분들의 이런 저런 참여에 의해 저도 가벼운 마음으로 같이 써나간다 생각하면서 얼렁뚱땅 연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당.
가스불 켜 놓은거 하며, 신발장 콘돔하며, 진정 얼렁뚱땅;;이었지만 그래도 까칠하게 안 봐주시고, 아이쿠, 요 부분은 실쑤했구먼~ 하고 웃으며 넘어가주셔서 저도 웃으며 자잘한 걱정 없이 쓸 수 있었습니다. ^^;;;;
섬에 갇힌 남녀, 라는 설정만으로 시작해서 삐리리;;까지만 써 놓았었고, 그 다음엔 적어주시는 댓글과 제 생각을 합해서 순간순간 풀어낸 글이었습니다. 사실은 거의 같이 쓰셨다 봐도 무방합니다. 설겅설겅 짰지만 같이 짜서 더 즐거웠던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 역시, 나름 열려한 응원에 아주 즐거운 여름이었습니다. 요 게임의 여왕은 열심히 읽고, 의견주시고, 참여해주셨던 분들께 바치겠습니다. ^^
저도 보약먹고 다시 한 번 더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