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762
                                김성연님의 "소년의 꿈" 

'지현'의 일기장 中


 두번 같은 생을 살라고 해도 나한테는 너였다. 그러니까 후회는 없어.
.


네가 어떻게 이런 짓을 저지를 수가 있니? 어떻게 한마디 상의도 안하고 이럴수가 있어!' ...성훈
.


"사랑한다고요. 아주 많이, 미칠 정도로. 아저씨를 너무, 너무 사랑해서 가슴이 아파요." ...선유
.

"내가 누군지... 헛갈려요." ... 선유


"너는 그냥 너야. 혼란스러워하지 마." ... 성훈


 


 19살의 첫사랑.  


 대학만 가면 넌 분명 다른 여자를 사귀게 될 것이라고...


 내가 먼 데로 떠나면 넌 나를 얼마동안이나 기억하고 있을거냐고...


 사랑해서 미안하다...


 사랑이 깊은만큼 무엇이 그리 힘들었는지 숨죽이듯 마음이 여린 그 아이... 박지현.


 어느날. 한밤중에 걸려온 전화벨 소리만큼이나 그렇게 갑작스레.. 거짓말처럼... 지현은 세상을 저버립니다.


 


 "박지현, 평생 잊지 않는다. 잊지 않는다. 기억할게 죽을 때까지."... 류성훈 


 "대학만 가면"이라는 말로 모든 것을 미뤄뒀는데, 대학보다 하늘로 먼저 가버린 연인을 원망도 하다가 지독한 그리움에 제 가슴을 치다가...... 시간에 대한 미련이 사라짐을 느끼는. 


 잊지 않을거라는 걸 다짐이라도 하듯이 '류지현'이란 필명으로 밤마다 찾아오는 고통스런 기억을 소설 쓰는 걸로 애써 다독이는 서른여덟의 한 사내가 있습니다. 


 10여년 꽁꽁 묶어둬 나중엔 있다는 것조차 희미해지던 감정이란 존재가 어느날 불쑥 자신은 언제나 그자리 그가 알아차릴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라고 알립니다...


 그에게 언제부터인가 기대감을 갖고 찾게 되는 곳이 생겼습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생겼습니다...


 저를 반기는, 아니 반겨줬으면 싶은 사람이 생겼습니다...


 


 집 근처 편의점...  8시 30분...  오선유...



 마주 닿아 있는 어깨, 같은 곳을 응시하는 눈동자, 그 두가지만으로도 행복하고 설레는 마음.   성훈은 어떤지 몰라도 선유는 처음이었다. ... 오선유 


 스무살 선유에게, 그는 주기적으로 들르는 '단골손님'이었습니다.


 올때마다 조금씩 궁금해지고.. 한뼘씩 설레임이 일렁이기 시작하면서... '내게 너무 근사한 당신'입니다.


 우유를 고르는데도 한참 서성이다 결국 커피우유를 들고마는 귀여워서 살풋 미소를 짓게 만들고... 또 오세요.가 또 만나고 싶어요. 라는 마음이 들며...'당신이 좋아집니다'.


 


 하고 싶은 일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라 전부 다 하고 싶어서... 그사람이 하고 싶은 거 하고 싶어서... 고백하게 되는 사이입니다.


 나를 사랑해 주세요...


 


 성훈의 로맨스 소설 속에 나오는 대사처럼... 간절히... 간절히...


『네가 없으면 나는 죽어. 나 좀 살려줘.』


 


 사람을 사랑해서 외롭도록 놓아두지 마세요...


 날 또다시 혼자이게 하지... 말아주세요.... 그러면 나 살 수 없어요. 
 .
 .
 .

 내가 얼마나 그리워 했는데...


 그토록 오랜동안 날 알아보기만을 기다렸는데... 다시.. 또....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 집안도 그리 넉넉치만은 않은. 그녀와


 알고보니... S대 나온 수재, 알고보니... 이름을 대면 알만한 재벌 2세. 인 그.


 


 20살의 첫사랑인 그녀와 38살의 마지막으로 찾아왔을지 모를 사랑인 그.


 


 지금 안고 있는 크고작은 문제들로도 제법 머리가 아플 두 연인일텐데..


 그들에게 아직 열지 않은 판도라의 상자가 있음을 누가 짐작할 수 있었을까요...


 


 어떻게 내가 너를, 다른 사람도 아닌 너를... 몰라볼 수 있었을까.


 너무 늦게야 알아봐서 안타까운..  그게 미안해서 또 아픈....


 


 


 이야기 말미부분에 깜짝 놀랄 혹은 예정되었던? 반전이 있었지요.


 


 책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아실 하나의 반전.   '박지현'이란 인물...


 


 내내 '그녀'라고 미루어 생각해왔던 그 사람.


 리앙님이 이름도 그렇고.. 거의 후반부에 갈때까지 정체를 알 듯 모를 듯 애매하게 묘사를 했다는 점에서 더욱이 허를 찌르는 반전으로 다가왔나 봐요.


 


 


그리고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글을 마치며...'라는 단락의 내용 - 이 글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소설을 쓰지 않겠다던 - 을 작가분의 후기로 착각함에 화들짝~ 아니 왜애..?...하며 순간 긴장모드로 돌입했던 점.


- 솔직히 고백하자면, 책을 살때마다 맨 뒷장을 뒤적이곤 하는 습관 때문에 놀람은 더했다 볼 수 있겠죠..아핫.;;


 


다시 찬찬히 읽으면서야 비로소 리앙님 이야기가 아니라 성훈의 이야기 였다는 걸 알았습니다...


잠시였지만... 놀란 가슴 쓸어내리며... 아휴~(^^;)


 


 


 책을 다 읽은 다음 기분이 지금 묘해요... 정말 묘합니다....


 그리고..... 참 아리네요. 사랑의 알아가던 선유 말대로 아파요. 요기..요기가....


 


 마치 잘 벼른 칼날에 스치듯 베인 듯...


 처음엔 피가 나고 나서야 내가 칼에 베였다는 걸 알 정도로 멍하다가 뒤늦게야 느껴지던 아릿한, 그 느낌 말이에요.


 


 얼마나 알리고 싶었을까요..


 얼마나... '사랑'을 하고 싶었을까요... 


 


 저 때문에 지금 이사람마저 또 잘못될까봐... 선유를 애써 밀어내던 성훈의 마음도 아프고.


 


 선유가 자살 시도한 그즈음.. 성훈의 꿈 속에 나타나 작별인사를 하고 싶었다고, 작별인사도 못하고 그렇게 가버려서 계속 마음에 걸렸노라고... 안녕을 고하는 지현의 모습에서 가슴 한켠이 멍해지더라구요...


 


 이 사람.. 이렇게까지 아파서 어떡하니...


 이토록 사랑밖에 몰라서.. 생치기 나는 걸 이겨내지 못할 정도로 하나만아는 외골수라서 어떡해...


 


 '삶이 아름답게 보이는 건 모두 추억때문인 것 같다'하던 성훈의 말을 위안 삼아


 앞으로는 분명, 성훈과 선유가 서로를 사랑하는데에 아낌없을 거라는 소망을 품어볼 따름입니다.


 


 조금 늦었더라도... 늦게라도 그대를 만났으니 다행이라구요...


 


 엔딩부분에서 지현을 뿌린 산에 올라 선유와의 입맞춤으로 제 마음 속 폭풍을 다스리노라 하던 성훈의 마지막 말로 리뷰를 마무리 할까 합니다.


 


 너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쳤던 19년은 다름 아닌 너를 향한 기다림의 시간이었구나.  이렇게 너를 만나 사랑하기 위해. 너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너무 간절했어...


빌고 또 빌었어...


 


제게는 그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오는 소중함일 뿐인데...


그 마음을 가두고 가두기만해서..


지금 이 몸이 안된다면 또다시 태어나는 한이 있더라도... 


 


그를 사랑할 수 있게... 제발.


 


수국의 꽃말은... 소년의 꿈.


 


아리고 아려도 내겐 사랑... 바이올렛빛 진한 그리움을 지나,


소년. 그 꿈을 이루다.


 


  ********************************************


                                                                    
 책은 나오자 마자 토끼걸음으로 사놓고
 리뷰는 거북이걸음으로 적어봅니다..

 리앙님... 늦었지만 신간 출간 축하드리구요.
 늘 건필하길 바랄게요... 

 여전히... 마지막 인연은 아니길 저도 늘 비옵니다.^^


               


댓글 '1'

Lian

2006.08.01 08:17:55

미루님, 오랜만에 뵙네요. ^^*
어떻게 된 게 소설보다 리뷰가 더 감동적이에요.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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