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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미니시리즈 미스터 굿바이
5월 29일(월) ~ 7월 18일(화)
연출 : 황의경
극본 : 서숙향
윤현서 역 : 안재욱
최영인 역 : 이보영
강수진 역 : 오윤아
카 일 역 : 조동혁
7월 18일, 총 16부작으로 '미스터 굿바이'가 끝났습니다.
마지막까지도 현서가 살아나는 황당한 시나리오를 내심 바랬으나..-ㅁ- 결국 작가는 기획의도와 처음의 설정을 충실히 따라가는 결말을 보여주었습니다.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서는 정말 깔끔한 여운의 마무리였으나..
그 여운의 파도가 너무나도 심하여.. 당분간 이 슬픔 속에서 헤어나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 속에 둘러싸여 제대로 '굿바이'를 하는 현서의 눈물이, 그리고 현서의 시계가 너무나도 가슴아팠어요.. 현서의 죽음을 암시하면서 진행되는 각자의 일상적인 생활이 더욱 더 큰 슬픔으로 다가오는 것은... 현서와 영인이 말하는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죽을 수 있을까요"와 "살 수 있을까요"라는 말이 오버랩되어졌기 때문일 겁니다.
삶과 죽음이 바로 한끗발 차이라는 어딘가의 명언아닌 명언이 있기는 하지만, 죽음과 삶을 동시에 보여주는 이 드라마의 결말은 정말 너무나도 가슴을 울립니다.
미소지으면 떠나간 현서의 죽음을 알게된 영인이는 절규했을까요? 즐거운 밤을 보내고 일어난 윤이는 자기 옆에서 아빠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서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요? 오픈 엔딩은 정말 사람을 피말리게 하는 여운이 있습니다. 특히나 이런 슬픈 드라마에서의 오픈 엔딩은 솔직히 자제해주셔야 해요. ㅠ_ㅠ
너무나도 슬프고,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기 때문입니다.
살아가는 방식과 죽어가는 방식에 대해서 끝까지 싸웠던 현서와 영인이 커플은 저의 베스트 드라마 중에서 아마 잊을 수 없는 커플이 될 것 같아요.. 죽음을 받아들이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이 커플만치 슬픔을 슬픔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즐거움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일 겁니다.
울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웃기도 하는 슬픔.. 그래서 그들의 슬픔이 더욱 더 마음에 와닿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드라마는 저에게 안재욱의 재발견이랄 수도 있고, "귀엽고 깜찍한" 이보영이라는 보석의 발견이랄 수 있는 드라마입니다. 드라마는 시나리오도 중요하고 연출도 중요하지만, 배우를 잘만나야 한다는 것에 이견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이 드라마는 국어책 읽는 카일 상만 빼면(-0-) 오윤아까지도 최고의 캐스팅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안선영이라는 감초의 발견도 웃음을 충분히 주었구요.. 그래도 나름대로 조동혁 씨는 자신의 역은 충분히 해냈다고 생각해요.. 특히나 영인이를 귀엽게 생각하는 장면은 정말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웃겨 죽겠는데 웃음을 참는 그 장면은 몇번을 돌려보게 만들었으니까요..-0-
현서와 영인이 서로 사랑을 느끼게 된 계기가 된 장면들은 길이 남을 명장면이 될 겁니다. 전 그 중에서도 편의점 데이트 씬이 가장 좋습니다. 편의점에 앉아 내리는 빗줄기를 보면서 영인의 등을 긁어주는 현서... 현서 생애에서 가장 행복한 때라는 것과 이 둘의 성격이 절묘하게 나타나는 씬이라서 더욱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면이기도 해요...
너무나도 여운이 많은 오픈 엔딩에 당분간 다른 드라마는 못 볼 것도 같습니다.
영인이가 너무 많이 슬퍼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후회없이 사랑했으니 영인이에게도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겠지요. 하지만 영인이 마음 속에는 언제나 현서가 살아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하늘에 있는 현서에게는 가슴아픔이기도 하겠지만, 큰 행복이 되기도 하겠지요..
어쩌다가 이 드라마를 보게 되고 빠지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간만에 감정에 푸욱~ 빠져보기도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