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762

읽기 편하게 다듬어서 올려야 되겠지만, 제가 밤을 샜더니 머리가 띵해서 염치 불구하고 이대로 올립니다. 양해해 주시길. ^_^;;;;;;;
 



:: 모월 모일의 대화 (등장인물 - J언니, 2모) ::



(2)
인생미학 읽고 있는데 예쁜 글인데 읽으면서 숨이 차더라고.
그게... 어렵지 않은 글인데 따라가기 힘든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니 영화같아


(J)
하하


(2)
음... 이게 말이 맞나. 암튼.. 영화로 그리면 더 이쁠거 같아. 어울리고
이렇게 말하면 글에 대한 감점이 아니라 ㅎㅎㅎ
왠지 영화 보는 기분이더라고


(J)
하하


(2)
그리고... 책은 자기가 선택해서 읽잖아.
그러니깐.. 내가 내 호흡으로 읽는다고.
근데 인생미학은 글에 따라가게 돼. 시간의흐름이
마치... 가만히 손놓고 화면을 보는것처럼.
그래서 몸에 힘을빼고 그냥 슬슬 따라가면 더 편해지더구만. 영화보는거려니.. 하는 기분으로
사실 내가.. 영화나 드라마를 자주 안봐서 그게 더 힘들었던거 같아.
리뷰 써서 정파에 올려도 돼?


(J)
올려도 되지


(2)
그게... 작가의 가치관보단, 내~ 개인적인 희망과 감상 가치관 이런거니깐-,.-
작의와는 많이 어긋날거야.


근데... 이거 영화 찍으면 편지 같은 영화가 나올거 같더라고.
왠지 영상이 아른아른


문제는... 울나라 독자들은 감정이입 퐈악~ 해서... 몰입하는거 좋아하잖아. 격렬하고 이런거
특히 로맨스 독자는 그거에 익숙해져 있달까. 다른 책은
별로 안 좋아할 가능성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여자들이 감수성 있는 책 읽는걸 좋아하니깐
인기 있을지도;
이런 글도 좋지만 일반 독자들은 -0-
뭐라해야 하나.. 내 취향도 그렇지만
여주는 막.. 비참해하고 가족들의 모진 반대와 학대를 무릅쓰고~ 이런거 좋아하잖아.
만약 이 소재로 일반적인 로설을 썼을때 어떤식으로 전개되었을지 비교하면서 생각하니깐 재밌더라고


(J)
음... 그런 식으로 쓰려는 건 딴 게 있어서;;;


(2)
아 그리고 난 이 글 선전 때문에 광고카피. 초반부터 막.. 톨스토이가 도배될줄 알았는데 톨스토이는 언제나오나 ㅡ,.ㅡ 목을 빼고 봤다니깐.


언니가 일부러 잔잔한 도입부를 잡은거 같은데, 그러니간.. 구성상 드라마틱보단 잔잔한 도입부. 마치 클래식 피아노를 치면서 들어가는 그런 느낌의
대중적인 취향으론... 일반적인 로설같은 드라마틱 구조가 더 선호되었을거란 생각이 (그 전형이랑 비교) 일부러 글 균형을 그렇게 잡은거 같더라고. 전형과는 다르게. 암튼 한국형 로설에서는 비전형.
영화사에 보내봐


(J)
하하 모자라서 안돼
근데 ㅇㅎ(익명처리--)야... 넌 너무 생각이 많은 거 가터


(2)
배경음은 뚱땅거리는 피아노음
아... 인생미학이 생각을 불러 일으키더라고.


(J)
뭔 소리야
넌 항상 생각하잖아


(2)
예전엔 머리 완전 복잡해지는 글을 좋아했는데
읽는데 생각이 복잡해지니깐 힘든거야. 육체적으로
아.. 내가 단순한 소설에 너무 익숙해져있구나 싶었어.
좀. 요새 글들은 너무 친절하잖아. 암튼... 오랜만에 옛날 식으로 읽기를 하니깐 글이 어렵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몸이 피로하더라고. 포도당이 소모되어서 ㅎㅎ
음.. 안쓰던 뇌의 근육을 써서 그래.
요즘 글은 정말 자동이구나 싶었음.


(J)
암튼... 글 쓰기나 하고 그런 얘기해;


(2)


 


 



인생미학을 읽고



글이 참 예쁘고 문장이 정갈한데도, 활자로서의 완성도를 떠나서, 영화로 만들어지면 더 아름다울것 같았다.
'편지'와 같은 한편의 아름다운 영상이 만들어질듯한 느낌이랄까.


감정에 몰입하는 글이라기보다는 영상을 바라보며 따라가는 글이었다.
주인공의 내면을 상상하고 싶은데 상상할 단서를 많이 주지 않았다.


소설은 글로 독자에게 알려줘야 하지만, 영상에는 보이는 모든게 찍힌다.
현대물 배경이기 때문에, 장소나 인물 외양의 묘사가 많이 필요하지는 않을듯 하지만, 인생미학이라는 글은 시각묘사를 간간이 쳐주었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해 본다.
그 이유는 주인공이 아니라 조연들에 대해 살짝 혼란을 느낄 때가 있어서였다. 분명히 장면과 상황에 필요한 대사가 발랄하게 이어지는데 그 대사들이 누구의 말인지 잘 건져지지 않았다.
책을 읽는 사람은 '나'인데 스토리는 영화를 보는것처럼 글의 페이스대로 흘러갔다. 이것은 영화와 드라마를 자주 즐기지 않는 사람으로서 상당히 불편한 느낌이었다.


 


남주가 충분히 이기적이고 우유부단한 인물로 그려져 있지만, 사실 더 확실히 이기적이고 우유부단했다면 -즉 글의 초반에는 착한 일을 하더라도 절대 착해보이지 않는 인물이었다면- 공감이 쉽게 갔으리라 생각한다.
영을 볼때 좀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마치 구경거리를 관찰하는 듯한-봤다면, 이기적임이 두드러져서 따라가기 편했을지도 .



읽으면서 속도 조절은 포기(?)하고 몸의 힘을 반쯤 뺀채 방심하며 읽자, 건져지는 글의 파편들이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다.
글을 '읽을때' 느끼는 즐거움을 맛보는 느낌이랄까. 잔잔하게 건드리고 두들기는 한입 한입의 문자들이 기분을 호화롭게 했다.
다만 좀 벅찬것은 위에도 말했듯이, 한 단어라도 놓치면 글의 흐름을 따라가기보다 튕겨나가기 쉽다는 것. 그래서 어려운 글도 아닌데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게 좀 말 그대로 육체적으로 힘이 들긴 했다.



▷ 여주인공 영에 대해서.


시각장애인이자 불우한 성장 환경 덕분에 움추러 든 아이 영이, 이교에게만큼은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고 시도를 하는 모습이 잘 공감이 가면서 흐뭇했다.
얌전한 영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 직설적이다. 그런면이 이교의 가슴을 푹푹 찌르는구나 싶어서 흐뭇~. 둘은 그래서 잘 될 수밖에 없었다.


 


 


▷ 1인칭 시점에 대해서.


1인칭은 독자의 몰입이 쉽고 서술이 부드럽게 흘러간다는 장점이 있다.
글의 동화적인 분위기에 1인칭은 어울리는 선택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미학이 남주 이교의 1인칭보다는 전지적 시점이나 관찰자 시점이라면 어땠을까 라고 상상이 되었다.
이교가 자의식을 강하게 서술하는 인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의식이 강한 작가들이 대체로 1인칭을 잘 쓴다고 한다.
자의식이 강하다 함은, 즉 지나가는 길거리의 사람들은 죄다 나를 힐끔거리고 (좋은 뜻이건 나쁜 뜻이건) 남들은 모두 내 얘기를 하는것 같고(욕이나 칭찬), 이런 편집증적이기까지 한 사람들이랄까?


반면 윤이교는 자의식을 굉장히 억제하고 있다.
굳이 말하면, 자의식을 양보하는 느낌?


그는 말한다.
'나는 차가운 녀석이다.'
그 지문을 읽는 독자는 그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안다.


이런 아이러니한 정체성과 아이러니한 상황은 1인칭에서 매우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남주의 시점이 이왕 잔잔한 영화적인 포커스를 유지하고 있는 글이라면, 카메라의 시각을 유지하면서 '그의 속마음을 은근히 비추고, 남의 눈에 비치는 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감정선을 명백하게 드러내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다.


 


표제로 뜨는 영의 1인칭은 잘 어울렸다.
아마도 '이교'의 생각이 순간적이며 현재진행형이라면, ''의 생각은 오랜 사색에 따라 깊은 생각에서 이미 한번 체에 걸러져 영의 자의식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이교에 대한 관찰 메인으로 하기 때문이다.


 


시각장애에 대한 생활속의 이야기는 무리없이 녹아 있어서 좋았다.
생활속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뜻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고. 삶의 질은 자신과 옆 사람을 함께 배려하면서 드높일수 있는것이 아닌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향기로운 삶이란.


 


원래 인생미학을 읽을 때 느낀 균형감각이나 구성상의 이야기를 먼저 언급하는게 옳겠으나, 일단 개인적인 소감을 발하는 자리인만큼... (-_-음? 누가 자리를 만들어줬다고)
잘 짜여져 있는 부분은 '왜 이렇게 잘 되어 있나'를 말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_-;;






덧붙임.

인생미학 리뷰가 좀 어려웠습니다.
어떤 글에 대해 천착하는 부분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특징이랄까 이런 부분에 대해서 자세히 논평하기 힘들었고요, (어떤 글에서는 장점인 부분이 다른 글에서는 단점이 되기도 하므로-이를테면 위의 드라마틱 문제) 일반적인 기준을 적용시킬수도 없는데다 소재와 구성이 잘 어울렸기 때문에 더욱 특정하기가 쉽지 않았지요.

앗, 총평을 잊었네요.
인생미학은 전체적으로 물 흐르듯이 (대단히 일관성 있고) 한편의 동화를 가볍게 디저트로 음미하고 나온 느낌이었습니다.


댓글 '8'

Junk

2006.05.31 10:32:13

모월 모일의 대화는 왜 올린 겨-0-;;; 저 대화 들여다보고 있으려니까 우리 성격이 그대로 보이누만;;;

토리아

2006.05.31 16:12:36

익명처리 하셨는데도 누군지 금방 알겠던데요^^
리뷰를 읽어도 글쓰시는 분들의 리뷰는 뭔가 다르더군요..
다시한번 느끼며... 리뷰는 꿈도 못꾸어보는 접니다 ㅡ.ㅜ

2월화

2006.05.31 21:07:40

Junk/ 산만한 리뷰를 감추기(감춰지나?) 위해서이지- ㅇ-)>
토리아/ 국정원급 기밀입니다.- _-*

보라

2006.05.31 22:48:24

정말 리뷰쓰는건 너무 어려워요.. 그냥 잼있게 보고만 갑니다..ㅎㅎㅎ;;

김희

2006.06.01 12:19:40

리뷰가 너무 멋있어서...꼭 읽어보고 싶어요.

유하

2006.06.01 12:41:06

넘 좋았어요. 책도, 리뷰도.

2월화

2006.06.02 10:45:15

아... 역시 색색으로 칠하길 잘했나봐요. 음하핫!
(리뷰의 엉성함을 감추기 위한 꼼수 성공!)

gimme

2006.11.08 02:02:29

다시 읽고싶은 강렬한 충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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