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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방은진
배우 : 엄정화, 문성근,
- 줄거리 -
연이은 살인사건, 시신 곁에는 어김없이 붙어있는 오로라공주 스티커, 사건을 담당한 오형사(문성근 분)는 현장 CC-TV를 통해 "날 찾아봐..."라는 메시지를 남긴 정순정(엄정화 분)이 범인임을 직감하지만 피해자들의 공통점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는다. 수사팀을 혼란에 빠뜨리며 각기 다른 수법으로 잔혹한 살인을 감행하는 순정, 돌연 살인장소를 공개하며 도심 외곽 쓰레기 매립장으로 군, 경찰과 언론, 전국민의 시선을 집중시키는데...
초반은 지루했다. 뻔한 내용에 뻔한 스토리. 우발적 범행이 몰고온 자각 증상으로 인한 참사... 정도? 포스터나 줄거리에까지 다 나와있는 범인의 행적을 쫓는 영화는 시간 떼우기 외에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영화는 매우 친절하게 범인이 누구인지 잘 알려준다. 뭐 약간의 호기심이 동하도록 중간중간 묘한 장면을 삽입하기도 했지만, 이미 범인이 누군지 뻔히 아는 스릴러 영화는 그 재미가 반감되기 마련이다. 범인의 남편이 형사라는 점 역시 마찬가지였다.
너무 뻔하잖아. 시시해라. 그런 생각에 그저그렇게 영화를 보던 중에 문득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스터나 영화 초반 느꼈던 이질감. 초반은 그것을 숨기려는지 모든 것이 사실적으로 평범했다.
포스터에서는 분명 <친절한 금자씨>와 <장화홍련>의 느낌이 났는데 <오로라공주>의 세트는 특이할 만한 것이 없었다. 게다가 내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장소들이 속속 등장하면서부터 그 이질감은 더 짙어졌다.
평범한 낡은 아파트, 일상 같은 형사들의 대화, 선명한 핏자국, 무자비한 살인 장면, 피해자들의 연관성... 그녀는 저들을 죽임으로서 무엇을 보상받으려는 것일까? 그러한 의문이 들자마자, 문득 깨달았다.
<오로라공주>가 숨겨놓은 반전이. 안타까운 것은 그걸 중반에 들어서자마자 깨달아버린 나 자신.
도심 외곽 쓰레기 매립지에서의 화려한 클라이막스 신. 아마도 감독은 혹은 시나리오 작가는 이 장면에서 관객들의 눈물을 자아내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거기에 몰입하지 못한 건 내 실수 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래, 네가 왜 그러는지 알겠다' 싶으니 실소가 터져나왔다.
일견 영화는 잘 만들었다. 치밀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허술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 뿐이다.
<오로라 공주>가 그저 그렇게 시간 떼우기용만으로 치부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개인적으로 배우 엄정화를 다시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엄정화는 항상 엄정화였다. 배우면서 가수로서 그녀만의 개성이 모든 곳에 드러난 영화는 솔직히 재미가 없었다. 그녀가 주연인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영화를 구성하는 캐릭터를 느껴지는 게 아니라 엄정화가 느껴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성장했구나 혹은 캐릭터에 확실히 몰입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문성근은 여전히 문성근 다웠지만, 엄정화는 확실히 달라졌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이 영화를 본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그러나 저러나 나처럼 아무 기대없이, 사전 정보 없이 보는 게 나은 영화다. 혹시라도 지나친 기대를 한다면 아마 조금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눈치가 좀 빠른 사람이라면, 영화 초/중반에 그 반전이라는 걸 딱 알아채고 말 테니까.
평점 : ★★☆
댓글 '6'
김은숙/저랑 같이 영화를 본 주변 분들 중에 약간 눈시울을 붉힌 분들이 좀 되시더군요. 힐끗 둘러보니 말이죠. 그런고로 목이 메이셨다고 부끄러워하실 일은 전혀 아니라 사료됩니다^^; 제가 이상하거라니까요, 제가-_-;;
주얼/글치.
파수꾼/맞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도 엄정화가 나왔었죠. 근데 그 영화는 별로 기억에 남지 않더군요. 아, 그때도 엄정화는 엄정화였습니다. 그녀가 분한 캐릭터가 기억나지 않는 것 같으니 역시 이번 영화에서의 엄정화는 뭔가 조금 달랐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전적으로 제 느낌일 뿐이니 참고해주시란...^^;
주얼/글치.
파수꾼/맞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도 엄정화가 나왔었죠. 근데 그 영화는 별로 기억에 남지 않더군요. 아, 그때도 엄정화는 엄정화였습니다. 그녀가 분한 캐릭터가 기억나지 않는 것 같으니 역시 이번 영화에서의 엄정화는 뭔가 조금 달랐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전적으로 제 느낌일 뿐이니 참고해주시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