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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조조로 웰컴 투 동막골을 보고 왔다.

개인적으로는 금자씨보다는 훨씬 더 기대를 하고 본 영화인데...
상당히 실망을 하고 돌아왔다.
그것은 영화 자체의 연출이나 구성,그런 문제가 아니었다.
바로 영화에 담겨진 의도였다.

극 초반까지만 해도 영화는 동막골의 정경과 히사이시 죠의 음악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연출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때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좀 수상하다.이 마을의 정체가.어디서 좀 본것 같지 않은가?
절대평등.공동생산 공동분배.마치 스머프 마을 같다.파파 스머프(촌장)도 있다.
그렇다,이건 이상적인 원시 공산주의 사회의 한 단면이다.

극중에서 인민군 중대장 정재영이 촌장에게 묻는다.
소리한번 안지르고 마을을 이끄는 영도력이 뭐냐고.
그러자 촌장 말하길 많이 먹이면 된다고...
이거야말로 이상적인 마르크스가 꿈꾸던 이상적인 공산낙원 아니었던가.

뭐...여기서 탈영병과 낙오병들이 사이좋게 놀다 영화가 끝났으면
좋게 넘어갈만 했을거다.

그러나 그렇지가 못했다.

국군 탈영병과 인민국 낙오대가 공존하던 이 공산사회를 침범한 것은 연합군 특공대.
특공대는 마을사람들을 폭행하고 자신들의 본색을 드러낸다.
그래,이들이야말로 공산낙원을 파괴하는 제국주의 침략자인 것이다.
적어도 장X씨의 시나리오에는.
결국 공산낙원을 침범하는 적(연합군)들을 물리치기 위해 나선 남북 연합군(...).

이제는 연합군의 폭격기까지 쏘아 떨어뜨리는데...
여기서 이 영화의 의도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졸지에 연합군은 공산낙원을 파괴하는 적으로,
주인공들은 그들을 저지하는 영웅으로 그려지는 것이다.

관객들은 항공기가 한대씩 격추될때마다 그것이
한국전쟁때 자신들을 구원해준 연합군의 항공기라는 사실도 잊은채
자신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이 영화를 감명깊게 본 사람들도 많을 것으로 안다.
하지만 한가지만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이 영화에 좋은 의도만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가지,한국전쟁때 목숨을 바쳐 싸웠던 우리 국군과 혈맹들을 엿먹이는듯한
뉘앙스의 내용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출처:http://aono6.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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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개인적으로 어느편이 선하고, 어느편이 악하다라는 흑백논리로 바라볼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이 영화가 누구를 옹호하고 찬양한다라고 표현할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지금 이 글을 쓴 사람(누구인지 알수는 없으나)이 바탕으로 깔고 있는 민주주의라는 찬양사상에 젖어 있기 때문이다.

공산주의 사상이 무엇이 나쁜 것일까. 그것은 어떠한 이론적인 상황을 바탕으로 하면 지난 수 많은 시간동안 지식인들을 매혹시켰을만한 매력이 있다.
이것을 변질시킨것은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에서 보여주듯, 수많은 잇권과 권력을 통해 아전인수식의 이기적인 행동이 아닐까.

이 영화는 결국 이런 사상적인 갈림을 통해 일어난 전쟁이, 어떠한 잔인한 전쟁을 일으켰느냐를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또한 결말을 속에서 우리가 진정 싸워야 하는 것은 이기적인 사상의 갈림이 아님을, 그런 사상적인 갈림을 넘어 마음으로 연합하는 또하나의 연합군이 되어 현실속에서 맞닥트릴수 밖에 없는 거대한 잇권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연합군이 전진하기 위한 루트일수도 있고, 미국의 석유 공방일수도 있는. 이미 국가 차원을 떠나 평화를 좌지 우지하는 경제적인 잇권과 종교적인 사상등, 대립될수 있는 수 많은 것들을 의미한다고.

영화속에 수 많은 의미를 밖아 넣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이 영화속에 표면적으로 연합군과 다섯명의 남북군들의 인물을 뒤집어 쓰고 있다는 그대로 받아들여 작가 자체의 사상성을 의심할필요기 있을까 하는 마음에 반박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조금 안타까운 것은, 어떤 이상이든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향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이상이라는 것에 아직도 휘둘리고 있다는 것. 민주주의, 공산주의 그것들의 망령은 아직도 우리의 이상속에서 민족을 남북으로 나누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

어제 텔레비젼을 보며, 우리 놀이나 말속에 있는 일본의 잔제를 지적하는 방송을 보았다. 퐁당퐁당이라는 어릴적 동요가 일본의 노래였으며, 야마돈다라든가 이빠이라는 일본 말을 사용하고 있는 우리의 생활을 개탄하는 학자의 인터뷰도 실려 있다.

물론 우리의 전래동요로 알고 있었던 퐁당퐁당에 대한 배신감은 조금 이해가 간다. 나 또한 우리나라의 도깨비 방망이에 나오는 도깨비가 일본의 도깨비와 같다는 사실을 알고 그런 생각을 했었으니까.

하지만 어느 나라의 말과 사상이 그 나라 고유의 것으로 존재할수 있을까.

영어는 라틴어나 그리스 신화등에서 유래를 찾을수가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일본말이 아닌 영어는 거리낌 없이, 일부러 섞어 쓰는 경향도 흔히 볼수 있다. 그 외에 들어온 문화만큼이나 그 문화의 단어들은 북한처럼 철저히 그에 맞는 우리나라 말을 만들지 않는한 바뀌지 않는다.

컴퓨터를 셈틀이라고 부르려다가 실패한 것을 감안한다면 꼭 그렇게 북한처럼 할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문화가 섞이고 단어들이 공존한다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

그러나 우리는 어떠한가. 그 방송의 결론은 일본의 잔재를 씻어내야한다는 것이고 이것은 광복 60주년을 맞이한 우리가 앞으로 치뤄야 할 과제처럼 방향을 제시한다.

동막골이야기에서 이런 생뚱맞은 것으로 옮겨 탄것에 대해선 어이없어 할지 모르나.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사상적으로 굳어져 가고 그것을 당연시 여기는 것에 한번쯤은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따라서 아직도 공산주의라면 무턱대고 비판하고, 일본의 잔재라하면 무조건 청산해야하는 우리의 자세를 다시한번 뒤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어떻게 본다면 너무나 고질적으로 박혀 있는 뿌리가 연합군은 우리를 도와준 존재라는 뿌리밖힌 인식이라는 것이 아닐까. 그렇기에 영화의 소재가 그대로 공산주의 찬양으로 밖에 바라볼수 없는 시각이 애석하기만 하다.

결국 나라는 사람은 민주주의도, 공산주의도 찬양하고자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 모든 이론이 언제나 변질되지 않아야만 유토피아를 이룰수 있음은 알고 있다. 민주주의인 우리나라는 저 위의 지적을 한 사람이 공산주의라 지적하는 동막골보다 행복한가. 리고 옛날에 금잔디로 시작되는 외국 번환곡이 교과서에 실려 있는 것은 당연하고, 일본의 퐁당 퐁당은 더이상 아이들 동요로 적합하지 않은 것처럼 지적되는 우리의 시각은 어딘가 절름발이 같다고 생각한다.

언제 쯤이야 우리는 우리가 지향하는 어떠한 유토피아를, 이상향을 위해 연합군을 만들수 있을것인가.


댓글 '8'

서누

2005.08.19 10:33:50

오해하기가 쉬운 문제인데..스머프 마을의 설정이 집중하는 바는 공산주의 시스템자체 보다는 '소공동체주의'입니다. 물론 시스템적으로는 '공산주의'지만, 국가적 '공산주의' 틀내에서는 '소공동체주의'는 불가능한 꿈이죠. 공산주의란 그 지배영역 내에서 모든 시스템을 통일하지 않으면, 자유주의의 역습을 받습니다. 그 때문에 스머프마을과 같은 -종교적연결고리를 가졌건, 지연, 혹은 단순 생존이 목적이건-소공동체주의는 타파해야할 대상이 되죠. 예로 들기는 뭐하지만, 자유주의국가의 상징인 미국에서는 오히려 아미쉬마을 같은 공산주의적 소공동체사회가 유지가능하지만, 순수공산주의 국가에서는 제제대상입니다. 수정공산주의는 이미 공산주의가 아니라, '국가자본주의'가 되버리니까요. 절대다수의 행복과 번영이라는 견지에서 볼 때는 비난 할 바가 아니지만, '공산주의'처럼 한없이 순수하게 전체 구성원에게 획일적인 시스템을 강제해야만 유지 가능한 이념하에서는 스머프 마을의 존재는 오히려 독이죠.

2월화

2005.08.19 14:40:37

에^^; 도깨비와 구미호에 대한 오해 -

도깨비 : 도깨비에 대한건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도깨비는 일본식 도깨비;와는 다르죠. 삼국사기에도 도깨비들 등장합니다. 도깨비를 부하로 부린 화랑도 있었고. (일본 도깨비와는 전혀 다름) 일본이 만담잡기를 워낙 좋아하는지라, 또 침략과 전란을 오래 겪어서 도깨비 물이 다종다양할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민족의 도깨비는 인격체에 가깝죠. 신통방통하고 어리숙고 장난끼심하고 놀기 좋아함. (일본은 통제불가한 요사한것들이 주종인듯)
삼국사기 말고도 나오는 도깨비는, '이것이 무엇에 쓰이는 물건인고?'에 등장하는 물건;을 던져주고 간 도깨비도 있습니다. 어느 집에 과부가 사는데 지나가던 도깨비가 불쌍해서(혹은 장난기가 동해서) 던져주고 갑니다. 술취해서 한밤에 도깨비와 씨름한다던지, 도깨비는 왼발로 걸어야 씨름에서 이긴다던지... 소란스럽고 자기 패거리들끼리 놀기 좋아하는 재밌는 종족입니다. 한국의 도깨비들은.

구미호 : 구미호는 신령한 짐승입니다. 산해경을 보아도 구미호는 구이쪽 출생이지요. 나라의 중요한 일이 있을때 은근히 껴드는 경우가 몇번 있었습니다. 심지어 삼국시대 김유신까지 돕죠.

이건 제 개인적인 추측인데, 대충 여자 무당(집단)쯤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산신령이 남성 인격만큼 여성 인격(할미 등등)이 많은 것처럼, 구미호도 그런 무격의 존재(집단)이었다고 혼자 추측합니다.

공산주의의 반대말은 자본주의 입니다. 공산주의자들은 스스로를 민주주의를 위해 일한다고 생각했지요. 덤으로 자유주의는 자유(자본;)주의입니다. 민주와 자유의 자유가 아닙니다. ㅎㅎ

서누

2005.08.19 17:36:18

2월화님의 마지막 지적에 덧붙이자면...자유주의건 공산주의건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지만, 현실은 모두 승자독식제 공화주의입니다. 다만 키신저가 말했듯, 공산주의는 체제유지를 위해 디펜스해야할 범위가 자유주의에 비해 훨씬 넓기 때문에, 현실세계에서는 필 패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코코

2005.08.20 01:13:05

그러니까...그러니까...
전 그냥 영화는 영화로 끝내렵니다.
...OTL

복잡해지면 먼산만 쳐다보는...

노리코

2005.08.20 08:37:06

코코//우리 같이 먼산봅시다....OTL

Miney

2005.08.20 13:42:25

이거 너무 기대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어떡하면 영화관에 가서 볼 수 있을까 하고 대뇌 주름 만들고 있는 중. -_-;; 그리고... 서누님 댓글을 보고 역시 인간은 떼거리로 모이면 더러워지는; 동물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사회부적응자라 그런가...? ;; 실은 저 같은 인간이 제일 체제의 보호를 받는 셈인데, 그래도 역시 생리 상 단체는 싫다는...^^;
그리고 이월화님, 저도 한국 도깨비 너무 귀여워요. >.< 장난스러우면서도 순하고, 약간 어벙한 데가 있는 것이... 하긴 한국의 괴기담에 나오는 귀신이나 요물(민담 속의 구미호 포함)들도 다 그렇지만. 다른 나라의 괴물이나 귀신들은 독한 데가 있는데 왜 우리나라 애들은 다 글케 착하고 순진한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요. (구미호는 신령스러운 동물이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저는 민담의 구미호가 좋아요. 인간보다 더 인간스럽지 않습니까? ^^;;)

이안

2005.08.21 02:09:31

흠... 다른 이야기이지만요. 제가 알고 있는 도깨비는, 외뿔에 외다리등의 도깨비 삽화가 있었는데. 그 삽화의 도깨비가,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도깨비 모양이 일본식 도깨비 모양이라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장난꾸러기같은 그런 행동이야 도깨비이야기의 일부분이겠지만, 삽화 자체는 대부분 알려진 것을 일본식이었습니다. 지금이야...바뀌었을지 모르겠지만. 제 어릴적엔 그랬었지요.
흠... 그리고 좀더 덧붙이자면 공산주의와 민주주의를 대립시킨것은 아니고, 북한이 공산체제에 대한 대립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체제와 비교한 것이라고 할까요. 우리나라와 북한과의 대립을 생각했는데. 우리나라를 자본주의 나라로 표현하기보다는 민주주의 나라로 표현하잖아요? 아닌가?
물론 영화는 영화입니다. 중간에 밝힌듯..--;;;
갑자기 튀어나온 구미호는 뭔지 모르겠지만. 컴퓨터를 고쳐서 제 컴으로 인터넷에 접속했다는 사실 하나가 즐거움... 호오... ^^

김은주

2005.08.22 11:29:51

제가 알기로 스머프마을은 막시즘에대한 우화라고 알고있습니다.
모두가 자신들의 명칭에 대해서 파파스머프( 마을이장직?),똘똘이 스머프 이렇게 가져다 붙이는게 '동무' 라는 단어와 연상이 되더군요. 저도 이안님 평에 어느정도 올인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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