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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로맨스] 로맨스 흥부뎐
번호 : 96 / 작성일 : 2004-01-18 [03:04]
작성자 : 수룡
나는 코믹에 강하다. 즉, 코믹 글이나 코메디 영화를 접했을 때 왠만큼 코믹스럽게 잘 만든 것이 아닌 이상 재미를 느끼지 못 한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이 "로맨스 흥부뎐"을 읽기 전에 괜찮을지 걱정했다.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재밌게 잘 읽었다.
재밌고(<ㅡ난 이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 좋은 방식으로 코믹적이며 밝은 ('가벼운'이 아니다) 분위기도 좋다. 특히 소재와 캐릭터는 아주 좋았다고 단언할 수 있다. 독특한 소재를 가지고 있더라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 한다면 그 빛은 바래기 마련이지만, '흥부전'이라는 고전을 잘 활용했다고 본다. 캐릭터는.. 여주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연설은 마냥 눈물만 펑펑 흘리는 청순가련형이 절대! 아니다. 팍팍 화내기도 하고 적당히 사람 협박할 줄도 아는 당당한(?) 캐릭터다. 아, 이런 여주를 내가 얼마나 보고싶어 했던가... 남주 또한 좋았다. 칼있으마~로 여주를 압박하는 남주도 멋지긴 하지만, 항상 그런 캐릭터만 보는 건 확실히 지겹다. 돈에 꼬들려하고 (음, 멋진 표현이다) 툴툴거리는 게 귀여운 이런 남주를 또 어디서 본단 말인가!
물론(?) 지적하고 싶은 부분도 있다. '흥부전'이 고전이라 모든 사람들이 내용을 다 안다 하더라도 '과거' 이야기가 미흡했다. 또한 중반까지는 좀 길었는데 ('과거'가 미흡했는데 왜 길지?;) 그 뒷부분부터는 진행이 빨랐다는 생각이 든다. 연설이 놀부넘(뭐, 나중에 아니란 걸 알게되지만..)에게 끌리는 과정이 좀더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리고, 만약 내가 연설이라면 15살 정도, 즉 어느 정도 미모(?)가 살아난 그 순간에 당장 흥부 찾으러 갈 것같다. 흐흐...;
사실, 이러저러한 점들보다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다. '이상하게도 읽을 때 페이지가 잘 안 넘어갔다'는 사실을. 뭔가 큰 오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재미도 있는데 페이지가 잘 안 넘어가길래 생각을 해보았는데, 이럴 때의 원인은 한 가지라고 본다. 작가가 글을 쓸 때 너무 힘들어했던 게 아닐까. (<ㅡ후기에도 나와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물론 창작의 고통이란 건 표현할 수 없는 것으로 모든 작가들은 글을 낳을 때 힘들어한다. (안 그런 사람들도 있겠지만..? -_-) 하지만 그렇다고 글을 읽을 때 그 느낌이 전해질 거라곤 생각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 글은 읽을 때 그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안타까웠다. 아마도, 내 착각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넘어가지 않는 페이지를 넘길 때의 그 느낌은 리뷰를 쓰는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다.
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은 건 '왜 타로일까?'이다. '흥부전'을 소재로 쓰는 글은 연설의 취향이 퓨전적(?)이라 해도, 타로보다는 육효점이나 주역점이 더 어울린다.
사족으로 얘기하자면 (이 다음부터는 타로유저로서의 딴지다;;;) 나는 1013 플라스틱/종이 카드와 드래곤 카드를 쓰는 사람으로, 초중급(?)정도의 유저라고 할 수 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내가 만나본 타로보는 사람은 '타로상담가'라고 불리는 걸 선호한다. 나도 그렇게 지칭할까 싶지만, 난 아직은 그 정도 실력은 아닌 데다가 상담을 봐주진 않으니 그냥 '타로유저'로 쓰겠다) 그래서 말하건데; 타로에서 가장 간단한 배열법은 삼각형 배열법이 아니다. 배열법이란 건 한두 가지가 아니며 그 모든 배열법들이 다 정해져있는 게 아니다. 즉, 새로 창조해내면 바로 그게 배열법이 된다는 뜻으로, 한 장만 배열해도 그게 바로 배열법이다. ('한 장 배열법'이라고 이름붙이면 됨;) 또한, 만약 내가 연설이라면 간단한 배열이 아니라 좀더 자세하게 알 수 있는 켈틱크로스 배열법을 썼을 것이다. (다른 일도 아니고, 바로 그토록 그리워한 님의 일이지 않은가!)
사실 배열법보다 신경쓰이는 건 언급되지 않은 타로 카드의 종류이다. 타로의 종류는 셀 수 없으며, 그 종류마다 뜻이 굉장히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연설의 '매달린 남자' 역위치는 '후회, 보상받지 못 할 사랑, 변하는 사랑'이지만 드래곤 카드의 '매달린 남자' 역위치는 '세상을 거꾸로 보기, 혼란상태'라는 뜻이다. 사실 난 키워드보다는 이미지리딩을 선호하는데.. 으 복잡;) 타로는 작은 소품으로 중요한 것이 아니지만, 난 타로 유저로서 연설이 사용한 타로 카드의 종류 정도는 언급됐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리고 타로는 물론 상당한 감이 필요하긴 하지만 그냥 좀 예민하기만 해도 칠 수 있는 것으로 연설이 왕에게 감을 안 받아도 괜찮았을 것으로 본다. (..정말 딴지군.. -_-;)
참. 오타 2개 정도 발견했음. 위치는.. 기억나지 않음; (마무리할 적당한 말이 생각 안 나서리...;)
덧 1. 난 왜 표지의 제비가 까마귀로 보일까. -_-;
덧 2. (이건 "로맨스 흥부뎐" 리뷰이기에 일부러 덧에 씀) "발렌타인 데이 유감" 단편이 아니라 중편이나 장편으로 읽었다면 더 재밌었을 것 같다. 특히 여주 너무 마음에 들었다. 흐흐... 이런식으로 단편도 함께 읽는 맛이 아주 쏠쏠하다.
덧 3. 후기에 나오는 탱탱볼.. 고딩때의 친구와 별명이 같다;
* 이 리뷰는 로맨스 소설의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작성된 것으로 대상이 되는 로맨스 소설의 작가분께 해를 끼칠 의도는 조금도 없습니다.
정크 수룡님과 라리싸님은 자매고 로맨스를 둘 다 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취향'이 약간 다른 듯 느껴집니다. 두 분이서 토론하면 즐겁겠습니다. 부럽다는ㅡ 2004-01-18 X
larissa 취향이 다른게 아니라 전 잡식성이고 동생은 편식을 해서 그래요.. ㅋㅋ 2004-01-18 X
yoony 수룡님은 희한하게도 저랑 책 읽는 시기가 비슷한 거 같네요. ^ ^ 연두도 그렇고 흥부전도 그렇고...(흥부전은 다른 곳에 올렸음..;;) 2004-01-18 X
수룡 정크/그래도 "얼음에 마비되다" 좋아하는 건 같습니다 ㅎㅎ 참, 저흰 절대 토론이 안 된답니다.. -_-; 소리만 지르다 끝남; yoony/다른데 어디에 올리셨는데요? 보고싶어요~ 2004-01-18 X
Miney 수룡님의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다정한 말씀을 해주시다니...흑흑. ㅜ.ㅜ 말씀드리기는 부끄럽지만, 흥부뎐은 절반은 실패한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공한 글이 언제 나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음, 그리고 타로는...; 여러 모로 모자랐죠. 자료조사및 등등. 실은 본인이 타로를 전혀 모르기에 써서는 안 되는 소재를 써먹은 듯 합니다. 변명 변명...; Yoony/님, 올리신 글이 어디 있나요? *.* 저도 읽으면 도움이 되련만...; 2004-01-19 X
yoony 으~ 저는 초짜라 보는 눈이 별로에요. 여기는 벌써 여러분이 올리셨고 해서 저~기 www.soloveis.com - memory (리뷰방)에다 올렸습니다. 짤막하게요;; 벌써 설 연휴가 가까와졌네요. 모두들 설 잘 쉬시고 새뱃돈 마니 받으세요~~ ^ ^ 2004-01-19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