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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762
제목 : [만화] 나나(NANA)
번호 : 25 / 작성일 : 2003-09-09 [06:41]
작성자 : '코코'
(엄청나게 개인 취향의 리뷰가 될 것 같음. 물론 전의 리뷰들 역시 개인 취향이긴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미리 양해를 구하며...^^;)
아마도 이 만화를 한번 정도는 접해보신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이 만화의 작자인 Ai Yazawa의 만화가 우리 나라에도 꽤 많이 소개된 것으로 아니까.
내가 Ai Yazawa를 알게 된 건 <천사가 아냐>에서부터 였다. 마음에 드는 그림체는 아니지만(얼굴 크고 팔다리 긴 그림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캐릭터랄까 상황 설정 등이 유쾌하면서도 감각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비록 그 다음으로 이어진 <내 남자 친구 이야기>에서는 깼지만. 그렇게 한동안 잊고 있었다가 작년까지 다른 만화 때문에 꾸준히 봐왔던 만화 잡지를 통해 Ai Yazawa의 NANA를 접하게 되었다.
처음엔 껄끄러웠다. 그 사이 그림체가 더욱 더 변해 내 취향이 아닌 방향으로 흘러버려 있었다. 머리 크기는 조금 작아져 있었지만 여전히 마른 몸매에 팔다리가 비대칭적이라 진짜 적응이 안되었다.
게다가 여주인공 나나의 성격이 짜증스럽다 못해 화가 나기까지 했다. 도대체 뭔 사랑에 그리도 잘 빠지며, 왜 남자 없이는 스스로의 존재감조차 의식하지 못하는 거 하며, 사치에, 허영에, 이기심도 장난 아니고, 결정적으로 주변머리 없음에도 불구하고 옆에서 도와주는 작자들은 왜 그리 많은 거란 말인가? 난 이런 캔디 스타일의 여주가 너무 싫단 말이다!!! 라고 비명을 지르면서 들춰보고 싶지 않은 만화로 일단락했다. 그러다 NANA가 3권까지 단행본으로 나온 다음부터였을까? 볼 게 없어 그거에까지 손을 댔던 나로써는 왜 전에 그렇게 섣불리 단정짖고 안보기로 했던 것인지 후회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재미있다. 캐릭터가 생생하다. 진부한 연애 스토리가 아닌, 동명 NANA란 두 여주들이 펼치는 다양한 상황과 심리 등이 매혹적이었다. 그림체는 마음에 안든다해도 내용에서 느껴지는 반짝임, 그런 게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그 다음부터 다시 Ai Yazawa의 팬이 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고...
NANA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화자인 '나나(이하 하치)'는 대학을 졸업하고 도쿄로 떠난다. 남자친구와 친한 친구들이 도쿄에 있다는, 답답한 고향을 벗어나고 싶다는 이유로 아무 대책없이 짐을 싸서 도쿄로 올라온다. 이때 기차 안에서 마찬가지로 도쿄로 가는 다른 한 명의 '나나'를 만나게 된다.
하치와 '나나'의 인연은 질겨 방을 구했는데 그곳에서 둘은 다시 만나게 된다. 결국 둘은 동거를 시작하고 하치가 좋아했던 밴드와 나나가 연결되었다는 걸 알게 되고, 하치는 남자친구에게 차이고, 나나는 예전에 사겼던 남자(렌)와 다시 만나고, 그 남자는 엄청나게 유명한 밴드의 일원이었으며, 이로 인해 하치가 가장 좋아했던 밴드의 다른 일원인 타쿠미를 만나게 되고, 동시에 하치는 나나가 결성한 밴드의 노부와도 삐리리하게 되고 등등등...매우 간단하다^^
2003년 9월 현재 8권까지 나왔으며, 8권에서 일대 전환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상황이 설정되어 있으므로 아직까지 흥미진진~
솔직히 하치에 대해서는 죽어도 감정 이입을 못하겠다. 이런 캐릭터가 옆에 있다면 한 대 때려주고 정신 좀 차려! 라고 소리칠지도 모른다.
허상과 망상과 공상에 곧잘 사로잡히는 하치. 현실이 불안하면 불안할수록 더욱 연분홍 상상에 빠져 허부적댄다. 게다가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모두 하치를 좋아한다. 여자로써든 그냥 인간으로써든 하치는 모든 이들의 호평을 받을만한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고 있는 난 답답해 죽을 지경이다. 진짜진짜 캔디 스타일은 싫단 말이지!!-0-
그럼에도 이 만화가 마음에 들어버린 건 또 한 명의 나나. 그녀의 카리스마 혹은 불안정한 심리상태가 꽤 자극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또 렌이 제대로 등장하면서부터 나온 타쿠미.
그 쿨하면서도 어수룩한 녀석이라니...결단코 죽음이다T^T
그리고 렌도 좋다. 이번 8권에서 하치에 대해 말하는 나나를 대하는 그 방식. 렌의 일편단심은 나나가 항상 그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만일 이 만화가 내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해도 언젠간 렌과 나나가 다시 만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나와 렌. 둘은 마치 한 몸과 같다. 그러면서도 또 다르다. 이건 거울 속의 '나'를 보는 거다. 거울 속의 '나'는 나지만 내가 오른손을 들면 거울 속의 '나'는 왼손을 들고 있다. 같지만 다른, 이게 바로 '나나'와 렌이 아닐까 한다.
Ai Yazawa의 작품은 항상 진부함 속에서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흥미로운 반전, 예상을 뒤엎는 전개, 감각적인 컷. 그래서 처음 <천사가 아냐>에서 끝날 때까지 푹 빠졌었던 것처럼 이 NANA 역시도 끝날 때까지 흠뻑 빠져있을 것 같다.
Junk 하치는 앞으로 성장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아마 그래서 그토록 답답한 캐릭을 설정한 거라 생각했는데. 야자와 아이의 작품은 전부 1권과 마지막권을 놓고 봤을 때 인물이 확연히 성장해 있음을 알 수 있죠. 남주와의 만남에 의해 성장하지만, 남주에 기대지도 않습니다. 결국 남주에 얽매여 제자리 걸음에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대다수의 작품과는 차이가 있어서 좋아합니다. 2003-09-09 X
'코코' 야자와의 캐릭터들은 독특해. 그런데 매번 화자가 되는 여주는 답답하지. 평범하거나 뭔가 콤플렉스가 있어. 야자와가 추구하는 게 성장이라는 건 알겠는데 그 성장을 굳이 부족한 듯 하면서도 다른 이들에게 호평 받는 인물(전형적인 순정만화 주인공처럼)로만 만들 필요가 있을까? 그래서야 가끔 야자와의 만화는 조연들의 만화 같기도 하거든. 이러나저러나 암튼 나도 그녀의 작품이 남들과 차이가 있다는데 한표~ 2003-09-09 X
2월화 캔디를 모욕하지 마세요. ㅜ.ㅜ 캔디는 말예요, 진취적이고, 항상 노력하고, 항상 사람을 긍정적으로 대하고요, 언제나 의지가 반짝반짝하고, 위선적이지도 않고, 착한 맘씨의 소유자란 말예요. 한마디로 캔디는 정말 주변에 누가 있더라도 반할만한 타입이란 말이죠. (원래 삐뚤어진 인간은 냅두고) 캔디라는 인간형은 정말 잘 되어있어요. 2003-09-12 X
2월화 저는 캔디같은 친구가 있으면 정말 좋을거 같지만, 아이 야자와? 그 만화가가 만들어내는 캐릭터들은 어떤 인물이든 싫어요. -_-; 그런 인간들이 내 주변에 있으면 너무 짜증날거 같음. ㅡㅡ; 2003-09-12 X
Junk 윽. 난 좋아하는데; 2003-09-12 X
번호 : 25 / 작성일 : 2003-09-09 [06:41]
작성자 : '코코'
(엄청나게 개인 취향의 리뷰가 될 것 같음. 물론 전의 리뷰들 역시 개인 취향이긴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미리 양해를 구하며...^^;)
아마도 이 만화를 한번 정도는 접해보신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이 만화의 작자인 Ai Yazawa의 만화가 우리 나라에도 꽤 많이 소개된 것으로 아니까.
내가 Ai Yazawa를 알게 된 건 <천사가 아냐>에서부터 였다. 마음에 드는 그림체는 아니지만(얼굴 크고 팔다리 긴 그림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캐릭터랄까 상황 설정 등이 유쾌하면서도 감각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비록 그 다음으로 이어진 <내 남자 친구 이야기>에서는 깼지만. 그렇게 한동안 잊고 있었다가 작년까지 다른 만화 때문에 꾸준히 봐왔던 만화 잡지를 통해 Ai Yazawa의 NANA를 접하게 되었다.
처음엔 껄끄러웠다. 그 사이 그림체가 더욱 더 변해 내 취향이 아닌 방향으로 흘러버려 있었다. 머리 크기는 조금 작아져 있었지만 여전히 마른 몸매에 팔다리가 비대칭적이라 진짜 적응이 안되었다.
게다가 여주인공 나나의 성격이 짜증스럽다 못해 화가 나기까지 했다. 도대체 뭔 사랑에 그리도 잘 빠지며, 왜 남자 없이는 스스로의 존재감조차 의식하지 못하는 거 하며, 사치에, 허영에, 이기심도 장난 아니고, 결정적으로 주변머리 없음에도 불구하고 옆에서 도와주는 작자들은 왜 그리 많은 거란 말인가? 난 이런 캔디 스타일의 여주가 너무 싫단 말이다!!! 라고 비명을 지르면서 들춰보고 싶지 않은 만화로 일단락했다. 그러다 NANA가 3권까지 단행본으로 나온 다음부터였을까? 볼 게 없어 그거에까지 손을 댔던 나로써는 왜 전에 그렇게 섣불리 단정짖고 안보기로 했던 것인지 후회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재미있다. 캐릭터가 생생하다. 진부한 연애 스토리가 아닌, 동명 NANA란 두 여주들이 펼치는 다양한 상황과 심리 등이 매혹적이었다. 그림체는 마음에 안든다해도 내용에서 느껴지는 반짝임, 그런 게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그 다음부터 다시 Ai Yazawa의 팬이 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고...
NANA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화자인 '나나(이하 하치)'는 대학을 졸업하고 도쿄로 떠난다. 남자친구와 친한 친구들이 도쿄에 있다는, 답답한 고향을 벗어나고 싶다는 이유로 아무 대책없이 짐을 싸서 도쿄로 올라온다. 이때 기차 안에서 마찬가지로 도쿄로 가는 다른 한 명의 '나나'를 만나게 된다.
하치와 '나나'의 인연은 질겨 방을 구했는데 그곳에서 둘은 다시 만나게 된다. 결국 둘은 동거를 시작하고 하치가 좋아했던 밴드와 나나가 연결되었다는 걸 알게 되고, 하치는 남자친구에게 차이고, 나나는 예전에 사겼던 남자(렌)와 다시 만나고, 그 남자는 엄청나게 유명한 밴드의 일원이었으며, 이로 인해 하치가 가장 좋아했던 밴드의 다른 일원인 타쿠미를 만나게 되고, 동시에 하치는 나나가 결성한 밴드의 노부와도 삐리리하게 되고 등등등...매우 간단하다^^
2003년 9월 현재 8권까지 나왔으며, 8권에서 일대 전환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상황이 설정되어 있으므로 아직까지 흥미진진~
솔직히 하치에 대해서는 죽어도 감정 이입을 못하겠다. 이런 캐릭터가 옆에 있다면 한 대 때려주고 정신 좀 차려! 라고 소리칠지도 모른다.
허상과 망상과 공상에 곧잘 사로잡히는 하치. 현실이 불안하면 불안할수록 더욱 연분홍 상상에 빠져 허부적댄다. 게다가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모두 하치를 좋아한다. 여자로써든 그냥 인간으로써든 하치는 모든 이들의 호평을 받을만한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고 있는 난 답답해 죽을 지경이다. 진짜진짜 캔디 스타일은 싫단 말이지!!-0-
그럼에도 이 만화가 마음에 들어버린 건 또 한 명의 나나. 그녀의 카리스마 혹은 불안정한 심리상태가 꽤 자극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또 렌이 제대로 등장하면서부터 나온 타쿠미.
그 쿨하면서도 어수룩한 녀석이라니...결단코 죽음이다T^T
그리고 렌도 좋다. 이번 8권에서 하치에 대해 말하는 나나를 대하는 그 방식. 렌의 일편단심은 나나가 항상 그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만일 이 만화가 내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해도 언젠간 렌과 나나가 다시 만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나와 렌. 둘은 마치 한 몸과 같다. 그러면서도 또 다르다. 이건 거울 속의 '나'를 보는 거다. 거울 속의 '나'는 나지만 내가 오른손을 들면 거울 속의 '나'는 왼손을 들고 있다. 같지만 다른, 이게 바로 '나나'와 렌이 아닐까 한다.
Ai Yazawa의 작품은 항상 진부함 속에서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흥미로운 반전, 예상을 뒤엎는 전개, 감각적인 컷. 그래서 처음 <천사가 아냐>에서 끝날 때까지 푹 빠졌었던 것처럼 이 NANA 역시도 끝날 때까지 흠뻑 빠져있을 것 같다.
Junk 하치는 앞으로 성장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아마 그래서 그토록 답답한 캐릭을 설정한 거라 생각했는데. 야자와 아이의 작품은 전부 1권과 마지막권을 놓고 봤을 때 인물이 확연히 성장해 있음을 알 수 있죠. 남주와의 만남에 의해 성장하지만, 남주에 기대지도 않습니다. 결국 남주에 얽매여 제자리 걸음에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대다수의 작품과는 차이가 있어서 좋아합니다. 2003-09-09 X
'코코' 야자와의 캐릭터들은 독특해. 그런데 매번 화자가 되는 여주는 답답하지. 평범하거나 뭔가 콤플렉스가 있어. 야자와가 추구하는 게 성장이라는 건 알겠는데 그 성장을 굳이 부족한 듯 하면서도 다른 이들에게 호평 받는 인물(전형적인 순정만화 주인공처럼)로만 만들 필요가 있을까? 그래서야 가끔 야자와의 만화는 조연들의 만화 같기도 하거든. 이러나저러나 암튼 나도 그녀의 작품이 남들과 차이가 있다는데 한표~ 2003-09-09 X
2월화 캔디를 모욕하지 마세요. ㅜ.ㅜ 캔디는 말예요, 진취적이고, 항상 노력하고, 항상 사람을 긍정적으로 대하고요, 언제나 의지가 반짝반짝하고, 위선적이지도 않고, 착한 맘씨의 소유자란 말예요. 한마디로 캔디는 정말 주변에 누가 있더라도 반할만한 타입이란 말이죠. (원래 삐뚤어진 인간은 냅두고) 캔디라는 인간형은 정말 잘 되어있어요. 2003-09-12 X
2월화 저는 캔디같은 친구가 있으면 정말 좋을거 같지만, 아이 야자와? 그 만화가가 만들어내는 캐릭터들은 어떤 인물이든 싫어요. -_-; 그런 인간들이 내 주변에 있으면 너무 짜증날거 같음. ㅡㅡ; 2003-09-12 X
Junk 윽. 난 좋아하는데; 2003-09-12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