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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로맨스] 남주의 잠버릇  

번호 : 23     /    작성일 : 2003-09-04 [10:43]

작성자 : '코코'    



가끔 번역 로맨스 소설을 보다보면 남주가 홀딱 벗고 잠을 잔다는 문장이 있다. '발가벗은',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 등등의 문장이 발견된단 소리다. 그것도 아침에 혹은 얼떨결에 잠을 방해하고만 여주의 바로 앞에서.

이런 글을 먼저 접해서인지 국내 로맨스 소설에서도 맨몸으로 잠을 청하는 남주가 종종 관찰된다. 작가나 독자나 당연히 그래야만 한다는 일종이 편견까지 지니고 있는 듯한 대화를 본 적도 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 시시비비를 따지는 이들도 있겠지만.

외국인들이야 성인이 되면 독립을 해야한다는 사회적인 통념상 스스로의 공간만 갖게 된다면 맨몸으로 자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든 타당성이 있다. 자기만의 집에서 자기 맘대로 하겠다는데 굳이 딴지를 걸고 넘아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 남성의 대부분은 성인이 되어서도 결혼하기 전까지는 부모님과 한 집에서 생활을 하며 때문에 프라이버시란 거창한 캐치프레이를 걸지 않아도 당연히 속옷 정도는 걸치고 자는 게 기본이었다. 이런 남자가 갑자기 독립을 했다고 해서 기다렸다는 듯 훌떡훌떡 속옷을 벗고 잔다라? 브래지어도 익숙해지기 힘들어서 그렇지 한번 익숙해지면 되려 벗고 자는 게 불편한데도? 솔직히 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그런데 방금 어느 신문의 기사를 접한 다음, 흠 그럴 수밖에 없겠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기사를 한번 읽어보자.

[깊은 잠을 위해선 벗을지어다

정보 한 가지, 뜻하지 않게 현실을 만나지 않고 깊은 잠을 자기 위해선 알몸이 좋다.
꽉 끼는 내의를 입으면 압박 때문에 혈액순환이 방해를 받아 숙면이 어렵게 된다.
특히 남자는 하룻밤 4~5번의 REM 수면기에 '남성'이 불뚝 솟는다. 이 때, 꽉 맞는 삼각팬티를 입으면 그것이 서 있을 공간이 없어져 불편함을 느끼며 잠을 설치게 된다. 꿈속에서 만난 아리따운 선녀가 언제 떠날지 모르니 조금이라도 더 행복한 시간을 가지기 위해서는 미리 팬티를 벗어 놓는 것이 현명한 처사가 아닐까/이혁발]

기사는 극도로 남성적 시각에서 바라보며 서술했지만, 저 말이 다 그른 건 아닌 듯 하다.

혈액순환에 관한 이야기를 전에도 들은 적이 있다. 잠잘 때 되도록 편안한 복장을 하는 것이 좋은데 이는 수면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 글의 주제이자 부재인 남성은 해면체를 통해 정맥혈이 충만해야만 음경 또는 음핵이 발기한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남성은 때로 이성의 통제를 벗어나 제멋대로 고개를 쳐들 때가 있다. 하루 중 새벽녘에 이러한 경향이 자주 나타나는데 일명 텐트를 세운다고들 말한다.

이때 텐트가 고탄력성이라면 아무래도 숙면을 방해받기가 쉽상일 것이다. 무의식 중이라고 해도 잠결에 불편함 감을 느낄 테고 이로 인해 푹 잠들지 못해 뒤척거리게 될 일 일지도 모른다. 고로 맨몸으로 잠들기 좋아하는 로맨스 소설의 남주들은 어떻게 보면 축복받은 게 아닐까?

그들은 삼각도 사각도 아닌 맨몸이니, 벗고 자는데 낯설지 않다면 잠자는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지든 방해받지 않으리라. 그렇게 따지면 이러한 로맨스 소설 남주를 만들어낸 작가들은 남성들의 불편한 심기를 글로나마 해소시켜준 참으로 고마운 사람들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무튼 앞으로 어떤 작품에서 어떤 남주가 나와 어떻게 잠들든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 아니, 오히려 삼각팬티를 꼭꼭 착용하고 자는 이들에게 동정심을 갖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Junk 그래도 박서 정도는 입혀 주심이...; 2003-09-04 X

Miney 아... 벗고 자면 진짜 편할 것 같긴 해요. 이 나이에(;;) 흉측하기도 하고 아이들 땜에 실행은 못하지만...;; 2003-09-05 X

제이리 혼자 살때엔 저도 벗고 자곤 했었지요. ^__^; 그러나 지금은...; 2003-09-05 X

2월화 외국로설에서 남주들이 벗고 자는 이유가 많은 까닭은, 그쪽 역사적으로 속옷과 잠옷이 없었던 시기가 길어서가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우리나라는 부부간에도 내외하고, 특히 부모앞, 자식(며느리)앞 둘다 서로 어려워하는 예법을 지켜왔는지라 -..- 확실히 개인주의적으로 살던 집이 아니면 힘들겠지요. 자식방은 쉽게 드나드는 엄마가 많은데 벗고 자는건 ^^; 근데 브래지어는 정말 압착흉기(여자한테) -_-라서, 벗고 자는게 훨 편해요. 2003-09-05 X

2월화 마이니님 타월지로 된 원피스 입고 주무시면 어떨까요? 마이니님이 밤에 걸치는 것은 원피스잠옷과 샤넬넘버5 ( --);; 2003-09-05 X

Miney 헉... 설마요. 제가 무슨 마릴린이라고...^^;; 저는 그냥 파자마 파입니다. 말은 위에서처럼 했지만, 치마 잠옷도 못 입는 바지 잠옷파에요. ^^; 2003-09-06 X

yoony 나는 속옷 아무것도 안 입고 원피스 잠옷만 입고 자는데..무지 편하고 위생상 좋습니다. 여성에게는 밤에나마 통기를 시켜줌이..부부간에도 좋지요.^ ^ 2003-12-05 X

김선하 음. 나도 한마디할께요.저는 지독한 아토피라 피부가 드러나면 잠결에 긁어버려서 .....이상,! 2004-02-10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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