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762
제목 : [만화] 최종병기 그녀  
번호 : 12     /    작성일 : 2003-08-05 [00:40]
작성자 : Junk    


우린 서로 사랑하고 있다.
"미안해, 슈... 나... 이런 몸이 되고 말았어..."
끌어안은 그녀의 심장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우린 서로 사랑하고 있다.

둘이서 결정했다.
연인사이니까 그 누구한테고 알리지 않고 이 현실을...
둘이서 헤쳐나가기로 그렇게 결정했다.

슈... 나...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
그러니까 나 이제 죽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아.
이런 몸이어서 실망했지? 하지만 이런 나라도

사랑을 하고 싶어.
미안해.
살고 싶어.



...언젠가...
또 다시 이렇게 이곳을 볼 수 있는 날이... 올까?
응, 치세!?
나... 나. 취직해서 말야-
...잘은 모르겠지만 월급을 타서 집으로 돌아오고...
넌 식사준비를 하고 있고...
물론 넌 느리니까. 아직 반정도 밖에 못하고 있을 거고...
욕실엔 목욕물이 받아져 있고.
근데 네가 밥솔 스위치 누르는 걸 깜빡해.
내가 어쩔 수 없지 하며...
월급 받은 돈으로 외식이나 하자고 말하지...
꼬마애를 데리고서 맛있는 걸 먹으러 가는 거지...
...그 때쯤이면...
이 길을 병기가 아닌 몸으로 자동차를 타고 올라올 수 있게 되겠지...
...저녁을 먹고나서 알지 못하는... 사이에... 여기까지 올라와...
......
......
......
미안... 그때가 그립다고 말하며...
......
그땐 좀 야한 짓 했었지... 라며... 웃으면서...
그땐 그렇게 엄청난 일이었다고 생각됐던 것들이,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니었는데 라고...

왜냐면 지금, 이렇게 우린 함께 있으니까...

널 좋아해, 치세.

...머,멋지게 표현하지는 못해겠지만...
좀 더...
좋은 말을 해주고 싶은데, 더 나은 말이 떠오르질 않아...
미안......
...함께 살자. 우리 둘이서...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곳에 가서...




우린 서로 사랑하고 있다.

이 아주 짧고 별거 아닌 대사가 <최종병기 그녀>에서는 눈물샘을 자극하는 최루성 대사가 되버린다.

작고 귀여운 여자친구. 체육은 젬병에다 성적도 그저 그렇고 입버릇은 "미안해"인 소심한 여자아이 치세. 그런 그녀가 느닷없이 최종병기로 선택되고 개조되면서 슈지와 그녀 치세, 두 연인의 일상은 비극적인 방향으로 치닫는다.

읽으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특히 1권 마지막 부분의 슈지의 독백은 정말 너무 가슴이 아파서 죽을 지경이었다. 나중에 원상복구할 수 없는 몸으로 진통제를 먹어가며 살아가다가 최후를 맞는 치세... 그래도 마지막까지 슈지가 옆에 있었으니 행복했으리라 믿는다.

극한까지 가는 엔딩이 상당히 놀라웠지만, 그래도 남아 있는 것은 사랑...
어떻게 생각하면 진부한 주제지만 그것을 이렇게 애잔하게 풀어나갈 수 있는 작가의 능력에 감탄하며.

간만에 읽은 최고의 만화 중의 하나라고 평가하고 싶다.

* 역시 예전에 썼던 리뷰;




Jewel // 훌쩍 :'(  2003-08-05 X

2월화 // 전에 한번 정크언니랑 최종병기 얘기를 한 일이 생각나네요. 저는 최종을, 착한남자도 무척 싫어합니다. 남성 입장에서의 SM 판타지의 절정판- 아마도 순결(순수성)의 미학으로 포장해 놓은점이 더 싫어서일듯. ^^ 저는 취향 다른 사람들의 감상도 찾아듣는편... 다양성을 즐기고 인정하는데에 무척 보탬이 된달까요. :) 근데 좋아하는 작품에 대한 비난은 듣는 입장에서는 별로 않좋을수도 -_-;; 2003-08-05 X

Junk // 착한 남자는 안 봤음. 확실히 그런 점이 있죠. 여성분들 중 다수가 그런 생각을 하시는 듯. 하지만 저는 여성의 환타지인 로맨스를 좋아하는 관계로 남성들의 환타지도 별로 거부감 없이 보는 편입니다. 이상하죠? 여성의 환타지에 젖어 사시면서 남성들의 환타지엔 유난히 거부반응을 보이는 분들이 많다는 것은 말입니다; 죄송, 저는 환타지를 좋아한답니다; 그리고 저는 최종은 마냥 포장만 해놓은 작품은 아니라고 봅니다. 역시 견해의 차이? 2003-08-05 X

2월화 // 기본적으로 자기 성의 노골적인 판타지를 즐기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이성의 극단적인 판타지를 꺼려할걸요? 왜냐하면 보통 이성에 대한 편견이나 혐오감이 있는 사람들이 이성 왜곡 판타지로 자주 빠지는... ㅡ,.ㅡ 저는 여성혐오 작가를 송충이 보듯 하면서, 동시에 내 안의 은밀한 남성혐오를 떨치려면 갈길이 먼 사람이라는걸 알기 때문에. ^^; 2003-08-06 X

2월화 // 아, 그리고요. 제가 최종을 무척 싫어하는 이유는 SM이라는 사실때문입니다. 제가 야오이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 이유도, 대개의 야오이가 SM을 품고 있기 때문이고요. ㅡㅡ; 2003-08-06 X

Junk // 역시 견해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할 말이 많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침묵하렵니다. 그리고 2월화 양의 견해도 존중해요. 요는 시각의 차이니까. 출발점부터가 나랑은 생각이 다른 걸.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말이 너무 어려워서 파악하는데 힘들었음. 왜 같은 말이래도 2월화 양이 하면 이렇게 어려운 걸까, 잠시 고민하고 있었다는...; 2003-08-06 X

Miney // 댓글을 심각하게 읽다가, 마지막에 가서는 푸핫...하고 웃어버렸어요. (죄송...^^;;) 저는 적당히 페미니스트적인 면도 있지만(전에 호적문제 땜에 게시판에 올리다 패미년..이란 소릴 들었단..;) 야오이나 포르노도 봅니다. 개인은, 참으로 좁고 또 넓으면서도 퍽 다른 혹성들이란 생각이 드네요. ^^ 2003-08-07 X

2월화 // 제가 SM을 치떨리게 싫어하는 이유는, 어릴적에 할아버지댁에 맡겨진 시기가 있어서입니다. 할아버지한테 국민학교때 지독하게 맞고 살았죠. 장난친날은 장난쳐서 때리고 기분 언잖은날은 기분 나빠서 때리고, 이유가 있거나 없거나, 무조건 맞았습니다. 저항 못하는 약자에게 쾌감을 느끼기 위해서 폭력을 휘두르는 인간, 혐오를 넘어 증오스럽습니다. 부모님한테는 체벌로 맞았지만, 거의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그걸로 원망이 남지는 않았던듯.  2003-08-07 X

2월화 // 아무튼 제가 사회 부조리에 관심을 기울이게된 계기가 거기서 출발;; 남성 혐오를 가지는데 일정한 공헌을 하지 않았을까나 ㅡㅡ; 대체로 남녀 차별은 없는 편이었거든요. 2003-08-07 X

문서 첨부 제한 : 0Byte/ 2.00MB
파일 제한 크기 : 2.00MB (허용 확장자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리뷰방에 관하여 Junk 2011-05-11
12 [로맨스] 각의 유희 '코코' 2004-03-04
11 [로맨스] 당돌한 제안 '코코' 2004-03-04
» [만화] 최종병기 그녀 Junk 2004-03-04
9 [로맨스] 어린 그녀 '코코' 2004-03-04
8 [로맨스] 로맨스에서의 정형성 '코코' 2004-03-04
7 [로맨스] 광란의 귀공자 [1] Junk 2004-03-04
6 [로맨스] 용담설 '코코' 2004-03-04
5 [로맨스] 이니스프리 호수의 섬 '코코' 2004-03-04
4 [로맨스] LOVECRAFT '코코' 2004-03-04
3 [로맨스] 비의 이름 '코코' 2004-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