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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로맨스] 웹독자들이 좋아하는 여주 스타일
번호 : 1 / 작성일 : 2003-07-13 [02:54]
작성자 : '코코'
(제목은 거창한 반면 내용은 부실하더라도 되는데로 한번 적어보겠음-_-a)
최근에 로맨스 소설을 접한 사람들을 제외하고 예전부터 이 장르를 접한 사람들은 번역 소설에서부터 시작했다. 번역 소설-특히 할리퀸 등의 여주인공은 대부분 순결하고 순종적이며 순수했다. 이런 인물과 카리스마로 먹고 사는 남주인공에 익숙한 사람들은 국내물에서 색다른 무엇인가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초기부터는 아니었다. 초기엔 번역물처럼 순애보적인 여주인공들이 판을 쳤다. 남주에게 카리스마가 있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하지만, 당시 여주는 항상 해바라기 하고 오해에 상처 입고 버려진 극히 전형적인 인물상들이었다.
그러다 온라인이 활성화되면서 온라인 사이트에 글을 올리는 국내 로맨스 작가들이 대거 등장하자, 색다른 주인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독자들은 이에 극도의 환영을 표했고, 이들은 곧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런 여주들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패턴을 꼭 지니고 있다. 물론 전부 다는 아니라는 것을 다들 잘 아시리라 생각한다. '평균적'이란 말을 꼭 명심하고 스크롤바를 내려주시길.
1.평범하다.
- 솔직히 여주를 실제로 묘사하는 장면에서는 평범이란 눈씻고 찾아볼 수 없음에도, 작가는 여주가 평범하다고 주장을 한다.
화려하고 멋진 여자에게 감정을 이입하는 것보다는 평범한 - 내 주위에 있을 법한, 혹은 내가 될 수도 있을 법한 인물이 나타나자 독자들에게 있어 로맨스는 실생활처럼 느껴지는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다.
2.성격이 강하다.
- 가만히 앉아서 당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무술을 연마해 신체적으로 라던가, 내유외강처럼 그 어떤 어려움에도 오뚜기처럼 빨딱빨딱 일어선다.
그동안 번역물에서 무척 많이 보았던 착한 여주에 질려버린 독자들은 이런 여주를 환영하게 된다.
3.말싸움에 절대 지지 않는다.
- 엄청난 말발로 남주를 굴복시킨다. 배경으로 인해 그 어떤 고난도 없었던 남주는 여주의 이런 말발에 기죽어 그 높고 높던 카리스마를 순식간에 잃어버린다. 이에 독자들은 열광한다.
아마도 외국과 달리 우리 나라 특유의 여성비하로 인한 반발심리도 조금 작용하지 않았을까 한다.
4.성급한 오해를 잘 한다.
- 번역물을 보다보면 오해를 잘 하는 건 대부분 남주쪽이다. 물론 여주도 남주를 오해하기는 하지만 관계를 정리할만큼 큰 오해는 끝부분에 나올 뿐, 처음부터는 남주가 오해를 쌓고 있을 뿐이다. 반대로 국내물의 여주는 처음부터 남주를 이상하게 꼬아보고 재보고 탐색하고 기타 등등 기타 등등에 열을 올린다.
5.잔머리를 잘 굴린다.
- 악독한 여조에게 휘둘리지 않고 교묘히 대처해나가는 방식을 애초부터 터득하고 있다. 게다가 갈팡질팡하는 남주의 마음을 한번에 휘어잡을 수 있는 머리도 있다.
6.생활력 강하다.
- 음식이 못하는 건 해가 아니다. 대신 돈에 대해서는 철저한 관념을 갖고 있다. 대부분 가난하고 어려운 생활 환경 탓도 있지만 선천적으로 그런 경향이 있기도 하다. 이런 여주들은 혼자였을 때는 악착같이 돈을 벌려고 한다. 그리고 남주를 만나면 큰 돈을 펑펑 쓰는 그를 보며 놀라기만 할뿐 주눅들거나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동안 억눌렀던 소비심리를 남주의 돈으로 풀기도 한다.
7.불의를 보면 참지 못한다.
- 건전 사회 구현에 완벽히 이바지하는 인물이다. 지나가다 아픈 사람 있으면 구제해야하고, 곤란해진 할아버지나 할머리를 보면 손을 뻗어야 한다. 이는 앞서 말한 성격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대쪽같은 그 성격에 불의를 보고 지나친다는 것은 절대 없는 일이다.
8.남자가 구해주기만을 기다리지 않는다.
- 백마탄 왕자는 그저 백마만 갖고 오면 된다. 말을 조련하고 목적지로 향하는 것은 오로지 여주의 몫이다.
9.사건의 주체가 여주다.
- 큰 사건이든 작은 사건이든 여주의 입장에서만 이루어진다. 남주의 사건은 대부분 줄거리에도 넣지 않을 정도로 소소해 이 남자가 뭘 하고 먹고 사는지 조차 의아스러울 정도로 여주의 입장에서의 사건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남주는 멋지게 자리 잡고 있는 대신, 슈퍼 히어로 여주가 모든 악당을 물리치고 고난을 극복해 해피엔딩을 이룬다.
평범한 여주들은 언제나 쾌활하고 낙천적인 성격으로 인해 그 어떤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남주와 해피엔딩을 만든다. 남주는 여주를 만나면 그동안의 시니컬 하면서도 나태했던 생활을 청산하고 여주와 같이 푼수가 되어버린다.
신데렐라 컴플렉스가 살아숨쉬는 로맨스 소설에서 이처럼 '왕자'를 성격 개조시키는 '평범한 처녀'는 독자들에게 큰 만족감을 주는 것 같다.
그래서 대부분의 로맨스에서는 여주는 이런 스타일이어야 하고, 때문에 그 내용이 절절하더라도 여주의 말발과 성격은 톡톡 튀게될 수밖에 없다. 많은 글들에서 이런 스타일의 여주를 종종 발견하게 되는데, 작가가 묘사하는 외형은 조금씩 다를지라도, 이런 내형적인 면 때문에 대부분이 같은 스타일의 여주로 인식된다. 그리고 또한 이게 글에 대한 몰입도를 저하시키는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다. 누구에게? 바로 나에게-_-
Junk 음, 맞습니다. 조금 다른 스타일의 여주도 보고 싶은데... 주류가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 것도 사실이라서...(물론 저는 다른 점에서도 전혀 주류로 가고 있지 못하지만) 2003-07-13
디프네 코코님이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신 내용을 보면서 많은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 원수연님의 풀하우스에 나오는 엘리가 위의 내용과 많은 부분 닮았죠. 2003-07-14
푸시케 저는 개인적으로 마초과의 남주와 가련형의 여주가 좋아요. 그렇게 살지는 못하더라도... 2003-11-09
번호 : 1 / 작성일 : 2003-07-13 [02:54]
작성자 : '코코'
(제목은 거창한 반면 내용은 부실하더라도 되는데로 한번 적어보겠음-_-a)
최근에 로맨스 소설을 접한 사람들을 제외하고 예전부터 이 장르를 접한 사람들은 번역 소설에서부터 시작했다. 번역 소설-특히 할리퀸 등의 여주인공은 대부분 순결하고 순종적이며 순수했다. 이런 인물과 카리스마로 먹고 사는 남주인공에 익숙한 사람들은 국내물에서 색다른 무엇인가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초기부터는 아니었다. 초기엔 번역물처럼 순애보적인 여주인공들이 판을 쳤다. 남주에게 카리스마가 있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하지만, 당시 여주는 항상 해바라기 하고 오해에 상처 입고 버려진 극히 전형적인 인물상들이었다.
그러다 온라인이 활성화되면서 온라인 사이트에 글을 올리는 국내 로맨스 작가들이 대거 등장하자, 색다른 주인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독자들은 이에 극도의 환영을 표했고, 이들은 곧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런 여주들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패턴을 꼭 지니고 있다. 물론 전부 다는 아니라는 것을 다들 잘 아시리라 생각한다. '평균적'이란 말을 꼭 명심하고 스크롤바를 내려주시길.
1.평범하다.
- 솔직히 여주를 실제로 묘사하는 장면에서는 평범이란 눈씻고 찾아볼 수 없음에도, 작가는 여주가 평범하다고 주장을 한다.
화려하고 멋진 여자에게 감정을 이입하는 것보다는 평범한 - 내 주위에 있을 법한, 혹은 내가 될 수도 있을 법한 인물이 나타나자 독자들에게 있어 로맨스는 실생활처럼 느껴지는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다.
2.성격이 강하다.
- 가만히 앉아서 당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무술을 연마해 신체적으로 라던가, 내유외강처럼 그 어떤 어려움에도 오뚜기처럼 빨딱빨딱 일어선다.
그동안 번역물에서 무척 많이 보았던 착한 여주에 질려버린 독자들은 이런 여주를 환영하게 된다.
3.말싸움에 절대 지지 않는다.
- 엄청난 말발로 남주를 굴복시킨다. 배경으로 인해 그 어떤 고난도 없었던 남주는 여주의 이런 말발에 기죽어 그 높고 높던 카리스마를 순식간에 잃어버린다. 이에 독자들은 열광한다.
아마도 외국과 달리 우리 나라 특유의 여성비하로 인한 반발심리도 조금 작용하지 않았을까 한다.
4.성급한 오해를 잘 한다.
- 번역물을 보다보면 오해를 잘 하는 건 대부분 남주쪽이다. 물론 여주도 남주를 오해하기는 하지만 관계를 정리할만큼 큰 오해는 끝부분에 나올 뿐, 처음부터는 남주가 오해를 쌓고 있을 뿐이다. 반대로 국내물의 여주는 처음부터 남주를 이상하게 꼬아보고 재보고 탐색하고 기타 등등 기타 등등에 열을 올린다.
5.잔머리를 잘 굴린다.
- 악독한 여조에게 휘둘리지 않고 교묘히 대처해나가는 방식을 애초부터 터득하고 있다. 게다가 갈팡질팡하는 남주의 마음을 한번에 휘어잡을 수 있는 머리도 있다.
6.생활력 강하다.
- 음식이 못하는 건 해가 아니다. 대신 돈에 대해서는 철저한 관념을 갖고 있다. 대부분 가난하고 어려운 생활 환경 탓도 있지만 선천적으로 그런 경향이 있기도 하다. 이런 여주들은 혼자였을 때는 악착같이 돈을 벌려고 한다. 그리고 남주를 만나면 큰 돈을 펑펑 쓰는 그를 보며 놀라기만 할뿐 주눅들거나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동안 억눌렀던 소비심리를 남주의 돈으로 풀기도 한다.
7.불의를 보면 참지 못한다.
- 건전 사회 구현에 완벽히 이바지하는 인물이다. 지나가다 아픈 사람 있으면 구제해야하고, 곤란해진 할아버지나 할머리를 보면 손을 뻗어야 한다. 이는 앞서 말한 성격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대쪽같은 그 성격에 불의를 보고 지나친다는 것은 절대 없는 일이다.
8.남자가 구해주기만을 기다리지 않는다.
- 백마탄 왕자는 그저 백마만 갖고 오면 된다. 말을 조련하고 목적지로 향하는 것은 오로지 여주의 몫이다.
9.사건의 주체가 여주다.
- 큰 사건이든 작은 사건이든 여주의 입장에서만 이루어진다. 남주의 사건은 대부분 줄거리에도 넣지 않을 정도로 소소해 이 남자가 뭘 하고 먹고 사는지 조차 의아스러울 정도로 여주의 입장에서의 사건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남주는 멋지게 자리 잡고 있는 대신, 슈퍼 히어로 여주가 모든 악당을 물리치고 고난을 극복해 해피엔딩을 이룬다.
평범한 여주들은 언제나 쾌활하고 낙천적인 성격으로 인해 그 어떤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남주와 해피엔딩을 만든다. 남주는 여주를 만나면 그동안의 시니컬 하면서도 나태했던 생활을 청산하고 여주와 같이 푼수가 되어버린다.
신데렐라 컴플렉스가 살아숨쉬는 로맨스 소설에서 이처럼 '왕자'를 성격 개조시키는 '평범한 처녀'는 독자들에게 큰 만족감을 주는 것 같다.
그래서 대부분의 로맨스에서는 여주는 이런 스타일이어야 하고, 때문에 그 내용이 절절하더라도 여주의 말발과 성격은 톡톡 튀게될 수밖에 없다. 많은 글들에서 이런 스타일의 여주를 종종 발견하게 되는데, 작가가 묘사하는 외형은 조금씩 다를지라도, 이런 내형적인 면 때문에 대부분이 같은 스타일의 여주로 인식된다. 그리고 또한 이게 글에 대한 몰입도를 저하시키는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다. 누구에게? 바로 나에게-_-
Junk 음, 맞습니다. 조금 다른 스타일의 여주도 보고 싶은데... 주류가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 것도 사실이라서...(물론 저는 다른 점에서도 전혀 주류로 가고 있지 못하지만) 2003-07-13
디프네 코코님이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신 내용을 보면서 많은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 원수연님의 풀하우스에 나오는 엘리가 위의 내용과 많은 부분 닮았죠. 2003-07-14
푸시케 저는 개인적으로 마초과의 남주와 가련형의 여주가 좋아요. 그렇게 살지는 못하더라도... 2003-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