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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떠나셨습니다.
2시간 전에 충주 병원의 영안실에서 돌아오는 길입니다.
집에서 충분히 울고 갔기 때문에 거기서는 나올 눈물이 없을 것 같았는데, <박 지 현>이라는 이름 석 자를 보고 나니 못 버티겠더군요.
향을 세워둔 탁자 위에 놓여있던 <동상이몽>, 그리고 수줍게 웃고 있는 영정사진.
삼성역의 작은 레스토랑에서 처음 얼굴을 보았을 때 대학 4학년생이었어요. 이제까지 제가 본 로맨스 작가중에서 제일 예쁜 사람이었습니다. 초면인 제 손을 다정하게 잡아주었는데 그렇게 따스한 기분은 처음이었습니다.
저렇게 예쁘고 다정다감하고 호감을 주는 사람이니 항상 행복한 길을 나아가겠지 싶었는데, 신은 그런 사람을 빨리 곁으로 데려가는가 봅니다.
괜찮다, 괜찮다, 하나도 안 아파요, 버틸 만해요, 라고 해서 정말로 그런 줄 알았는데ㅡ 보기 좋게 속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믿어지지가 않네요.
<잊혀진 계절>의 다음 편을 들고 나타나실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듭니다.
만나고 싶었는데, 왜 무작정 미뤘던 건지 후회가 막심합니다.
하지만 이제 놓아드려야겠지요. 5월 이맘 때가 되면 생각이 날 테지만ㅡ
편히 쉬세요, 누리님.
아무 것도 못해드리고 보내서 미안해요.
젊으신 분의 부고는 마음이 너무 아파요. 글로밖에는 모르는 분이지만 밝은 모습 그대로 좋은 곳으로 가셨으리라 믿습니다. [01][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