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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01년. 제가 모 공연기획사에서 일할때의 일입니다.
회사에서 조그마한 페스티벌을 하나 기획했습니다. 장르는 펑크. 국내에서는 제법 유명한 팀들이 참여했었어요. 크라잉넛이니, 노브레인이니, 레이지본이니 하는.
그 중 펑크와 별로 상관없는 팀이 하나 끼어있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조금 인기를 얻기 시작한 록 뮤지션이긴 했지만, 장르가 절대 펑크는 아니었어요. 뭐 저야 마케팅 쪽이었으니 섭외에 감놔라 배놔라는 할 수 없었지요. 게다가 그 뮤지션은 제법 멋지게 공연을 마무리해주었어요. 인터넷에서 음악만 들을때는 치기만 가득해 보였는데 실제로 공연을 보니 음악적인 소양과 열정도 있고, 얼굴도 조금 귀여웠고요 음음;;
뒷풀이 자리에서 그 뮤지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성격 참 좋더군요. 금세 의기투합이 되었고, 2차 3차까지 술자리를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2차 자리에서 그 친구와 제가 동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러자 그가 그러더군요.
"그럼 친구할래?"
저는 흔쾌히 오케이를 날렸습니다. 그는 제 핸드폰을 가져가더니 자기의 번호를 찍어주더군요. 저는 그의 번호를 예명이 아닌 그의 본명으로 저장했고, 3차를 갈때 잠시 일행과 헤어지게된 저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 위치를 확인했습니다. 그리고도 오랫동안 그의 전화번호는 제 핸드폰 안에 있었습니다. 단 한번도 전화는 하지 않았지만요. 친구먹기로 했지만, 그건 그날 뿐이었어요;;;;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얘기입니다만, 요즘 문득 떠올랐습니다. 오늘 마침 그 친구가 나오는 방송이 하는 날이군요. 무릎팍도사. 너무 재밌습니다 ㅎㅎㅎㅎ 올밴, 아니 승민군. 그때 친하게 지낼걸 그랬네요. ㅎㅎㅎㅎ
그 엉뚱한 입담이 재미있죠.
뭐, 이승환, 신해철, 주영훈 요 세 편 밖에 안봤지만요.^^; [01][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