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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D-31 일 남은 제 동생 김병장.
몇 달 전부터는 시시껄렁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름아닌 '야밤에 누나에게 전화해서 수다떨기'. 되겠습니다.
처음에야 불침번 교대하기 전에 졸리니까, 조금만 통화해 달라고 해서 약 10여분 정도 통화하는 것이 다였는데.
... 이제는 여유있게 1~2시간은 가볍게 넘기는군요... (먼 산.)
밤에 거는 전화에서는 이상하게도 용돈을 조르지 않으니 마음 편하게 받을 수 있지만, 묘하게도 그 야밤에 군복을 입고 한시간 이상 서서 전화하고 있을 동생을 생각하니.
뭔가 상당히 쓸데없는 짓거리 하는구나. 싶어졌어요.
(그 쓸데없는 전화통화 일부 발췌)
김병장 : 누님.
나 : 응?
김병장 : 별이 참 밝아.
나 : 어. 그래.
김병장 : 누님.
나 : 응?
김병장 : 달도 되게 밝다.
나 : 어. 그래.
김병장 : 누님
나 : 응?
김병장 : 지난번에 불침번 서다가 본 곰 이야기 했던가?
나 : 어. 그래.
김병장 : 누님
나 : 응?
김병장 : 뽀뽀뽀 노래 불러주면 나 정말 잠이 확 깨서 든든하게 불침번 설 거 같아.
나 : 즐.
김병장 : 다 듣고 있었네?
나 : 그럼 씹고 있냐?
김병장 : 누님이 날 버린 줄 알았어... T^T
나 : ... 어디서 그런 닭살스러운 멘트를 배운 거야?
김병장 : 지난번에 본 드라마에서^^ 어때?
(어찌 된 군바리가 일반인보다 드라마를 더 잘 봅니다... -_-)
나 : ... 제대해서 그딴 짓 하면 내 손에 죽는다.
김병장 : 쳇. 누님은 심술쟁이.
나 : ... 그 수상스런 멘트는 또 어디서 배운 게야?
김병장 : 요즘 사단장님께 잘 먹혀.
나 : 군대도 동인화 되는 거냐?
김병장 : 벌써 오래전에 그렇게 됐어.
(중략)
나 : 그만 끊자. 핸드폰 요금 엄청 깨지겠다. (시외전화, 야간 통화, 그 외 기타 등등.)
김병장 : 누님
나 : 응?
김병장 : 전화 거는 거, 귀찮아?
나 : ... 해라 해.
김병장 : 누님. 사랑해. ^__^
나 : 제대하면 죽는다.
뭔가 상당히 시시껄렁한 대화만 하고 있지만, 그래도 통화하고 나면 마음이 놓입니다.
그런데 친구 J 양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그녀 왈.
J 양 : 어째 말이야 대화가. 죽고 못살아서 아양떠는 여자애랑 무뚝뚝하기가 서울역에 그지없는 남자친구의 대화 같아.
나 : 음. 누가 누구?
J 양 : 니 동생이 여자애. 니가 남자친구.
아. 그래...? _/ ̄|○
Rain/예. 안됐습니다. 그렇지만 주변 남자들 중에서 군에 가서 사람 되어 나온 사람들이 많았던 관계로 있으면 좋은 거라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경수/두 살 차이입니다. ... 이렇게 받아주는 이유는 전방 초소 나갔다 들어온 다음 말라비틀어진 모습을 보고 제가 성질이 죽어서...;;;;;; (원래는 그렇게 잘 해주는 사람 아닙니다.) 그리고 언니는 저도 갖고 싶어욧!
luis/예. 수신자 부담이에요. 지난달 수신자 전화비만 해도 약 20만원 나왔다는...
구르미/수신자 부담 전화의 난감함을 아시는군요!! 대략 좌절입니다. OTZ
리체/오직 밥 사주고, 용돈 주고, 레포트 써 주는 사람에게만 귀염 모드입니다. 사실 평소 하는 쓰잘데기 없는 통화 중에는 20분 이상 오직 욕설과 저주만 난무하는 그런 통화가 더 많은지라...;;; (저거 자체 필터링이라구요.)
[10][12][09]
경수/두 살 차이입니다. ... 이렇게 받아주는 이유는 전방 초소 나갔다 들어온 다음 말라비틀어진 모습을 보고 제가 성질이 죽어서...;;;;;; (원래는 그렇게 잘 해주는 사람 아닙니다.) 그리고 언니는 저도 갖고 싶어욧!
luis/예. 수신자 부담이에요. 지난달 수신자 전화비만 해도 약 20만원 나왔다는...
구르미/수신자 부담 전화의 난감함을 아시는군요!! 대략 좌절입니다. OTZ
리체/오직 밥 사주고, 용돈 주고, 레포트 써 주는 사람에게만 귀염 모드입니다. 사실 평소 하는 쓰잘데기 없는 통화 중에는 20분 이상 오직 욕설과 저주만 난무하는 그런 통화가 더 많은지라...;;; (저거 자체 필터링이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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