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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밍지님께서 쓰신 미용실 에피소드를 보니, 제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정착해버린 머리가 떠오릅니다.
원래가 꾸미기에는 신경도 안 쓰는데다가, 사실 바람개비의 꼭지도 제대로 모아 붙일 수 없을 정도로 손재주가 무재주, 게다가 비둘기색과 베이지색, 그리고 자작나무 갈색 (;;; 뭔지는 모르지만 친구들이 자주 쓰는 말이라...;;;) 쪽을 개인색으로 선호하는 괴상한 취향의 인간이기 때문에 외출시와 비외출시는 단지 '샤워를 하고 안 하고' 로만 구분할 수 있는 저라는 인간이 딱 하나 신경 쓰는 것이 있으니, 그건 머리카락입니다.
... 할아버지, 아버님을 거쳐 저에게 떨어진 그 짜증나는 체질은 바로 지성 피부 및 지성 머릿결이랍니다.
피부야 뭐 그러려니 하는데 머리카락만은, 머리카락만은 견딜 수 없어요. 중고딩 그 치열할 시절, 아침에 열심히 머리 감고 와서 바람쐬며 말리자마자 떡진 머리가 되어 친구들에게 '머리도 안 감고 산다' 라는 말을 들어야만 했던 소녀의 마음을 아실른지요... ㅡㅜ
염색을 하면 영양가가 빠져서 조금 나아보일지도 모른다는 말에, 덜컥 염색을 시도하려고 했습니다만 번번히 학생 주임 선생님의 손길에 가로막히어 학창시절을 상당히 우울틱하게 보냈죠. 그리고 수능 끝나자마자 가장 티 안나는 색으로 염색해 버렸습니다.
참으로 좋더군요. 예전에는 하루에 머리를 서너번은 감아야 했는데, 두 번만 감아도 떡진 머리가 안된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해서 눈물을 찔끔거리며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던 그 날 이후, 전 계속 머리를 염색하고 다니고 있습니다.
찰랑찰랑까지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떡지지 않고 현상유지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좋아요. 게다가 아침 저녁으로 두 번만 감아도 떡이 잘 지지 않으니 비누비도 줄었고... (기름 빼느라 세숫비누로 머리 감기 시작한지 오래 되었다.) 그런데 오늘 아무 사정도 모르고 있는 직장의 모 언니께서.
"어머. 정말 머릿결이 부드럽고 좋네? 나도 이렇게 부드러워 봤으면..."
하시는 겁니다.
... 그럼요. 들인 공이 얼만데요. (그러나 부드럽다는 말이 기름이 줄줄 흐른다는 말로 들려서 상당히 신경 쓰였다는...;;;;)
사실 저도 약간 곱슬에다가 얇은 머리결이라..중3때 단발령내린 이후 머리를 절대로 못 기르고 있담다..;; [01][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