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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반 잘 어울리는 아들 친구 엄마들이랑 화요일과 목요일에 나누어 화요일엔 음식만들기와 미술중 만들기를 하고 목요일엔 저의 집에서 물놀이와 한자공부를 시키느라 바쁘게 살고 있지요.
그런데 다음의 사건은 이런 상황에 일어났습니다.
14일 오후3시에 어른 4명과 아이들 6명이 모여서 놀고 폐품을 이용한 차를 만들고 호떡과 부침개를 만들어 먹고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중간에 휴가였던 신랑이 데릴러 오긴 했는데 저녁 먹었냐고 물었더니 간단히 먹었다고 하길래 부모님이야 시어머니가 계시니 별일 없겠지 하고 가는 길에 데려다 주겠다는 언니때문에 더 놀다가기로 하고 신랑은 먼저 갔지요. 그러다 보니 9시가 되었고 집에 오니 9시30분
생전 이런 일은 없긴 했지만 아이들이 노느라 집에 갈 생각도 안하고 간만에 신랑들이 늦는다고 했고 전 휴가라 신경 쓸 일이 없다 싶어 놀았는데 오자마자 손자에게 소리지르고 제정신이냐고 소리치는 시아버지에 놀라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습니다.


시부모님 모신다고 놀러오지도 못하는 친구들과 언니들외에도 학급 엄마들
생전 처음으로 놀았는데 부모 모시고 사는 사람이 제정신이냐며 고함치는 시아버지에 놀란 아들이 울더라구요.
별의 별 소리를 다하더라구요. 시어머니처럼 아프면 넌 병원에 입원했겠다, 부모를 모시고 사는 거냐 내가 널 모시고 사는 거냐 너만 아이키우고 사냐 등등 어이가 없고 기가 막혀서 솔직히 죄송하다는 말도 나오지 않더라구요.


시어머니가 그만하라며 아이들 씻겨서 재우라며 문을 닫는데 울음밖에 나오지 않더라구요. 신랑이 와서 참으라고 하는데 참아지는 정도가 아니어서 펑펑 울었습니다.


요즘 허리 아프다고 하시면서도 나가서 놀다 오시는 시어머니 병원도 가지 않으면서 남의 가게 봐주러 다니시느라 집에 계시지도 않고 집안 일을 할라치면 아이를 봐주지도 않고 마냥 창밖만 바라보는 시아버지때문에 아이가 벽에 찌고 다치기 일수라 할수도 없어요.  봐주기는 커녕 제가 다 돌보느라 정신이 없는 상태인데 그런 이야기하니 속상해서 죽을 것 같더라구요. 하나같이 별나서 키우기 힘든 거 뻔히 알면서, 하루종일 안고 업고 다니는 거 뻔히 알면서 그런 이야기 하니 악에 받히더라구요.
신랑한테 말했습니다. 어머니처럼 날 만든다면 가만 있지 않겠다고요. 차라리 안 살고 말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아버지는 시어머니를 거의 몸종처럼 부리고 사시거든요. 정말 그렇게 절 만든다면 신랑하곤 절대 같이 살 생각이 없습니다.


결혼 8년동안 한번도 늦게 다닌 적이 없고 휴가 기간이었어도 날씨때문에 그리고 딸아이가 걸어다니느라 돌보는데 굉장히 힘들어서 시어머님이 첫애때와는 많이 다른 양상을 보이시고 계셔서 거의 제 전담이라 나가 노는 것이 도와 드리는 거라 그리한건데 그런 오해와 질타를 받았답니다. 그리하여 15일 내내 제대로 된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보냈고 남편에게도 한소리했습니다. 생전 처음이었는데 이런 경우는 없다고 다시 한번 이런 일이 발생시엔 바로 친정으로 간다고요. 첫번째 사건은 시아버지가 열이 뻗쳐 손을 올렸지만 미수에 그친 사건이 있었거든요.(그때 충격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리고 16일 오전
14일 멤버 그대로, 그중 한 엄마가 저녁을 사준다고 해서 숲속 산장에 가서 백숙도 먹고 기분 전환하자고 해서 오후4시30분에 나가서 8시30분에 왔습니다. 물론 시어머니께는 말하고 나갔어요.


집에서 나오기 전에 시아버지 친구분이 와서 술을 드시기 시작했는데 복분자와 잣술을 섞어 드시고 술이 취해 헤롱대시는 걸 보고 나왔거든요. 집에 와서 시어머니가 해주시는 말에 기함을 했습니다.
완전 취해서 놀러온 시아버지 친구분이 거실 바닥에 토를 하시고 술이 깨질 않아 시어머니가 모시고 가서 그 분 와이프에게 다 말했답니다. 그리고 그 토사물을 술취한 시아버지가 다 치웠구요.
아마도 제가 있었다면 챙피하실 일이었을테니 늦은 게 다행이다 싶었을 거에요.


14일날 받았던 스트래스가 확 풀리는 거 있지요^^
그런데 집에서 나오기 전에 확 열받는 건 그 친구분이 취해서는 시아버지한테 하시는 말이 "며느리가 말 잘 들어?" 라고 하시더라구요. 주방문을 닫고 이야기하기 전에 말 잘 들으라는 말을 하더라구요.
자기 집은 상가건물인데도 불구하고 큰 아들내가 저의 집에 이사오는 걸로 봐서는 그댁 며느리도 사이가 좋은 건 아닌것 같아요. 하여튼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전 소중하니깐요!!


Junk

2007.08.17 02:13:18

요즘은 시아버지들이 더 문제라니까요-_- 핑키님, 그냥 무시하시는 게 제일 좋을 듯합니다. 지금 현명하게 하고 계시니 걱정은 전혀 안 되고... 암튼 고생이십니다...ㅜ_ㅜ   [01][01][01]

큐리

2007.08.17 09:11:18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라는데... 그것도 이제 옛말인가봐요.. 늙어갈 수록 마눌님의 기가 세지셔서 마눌님에게는 화를 못내시니.. 애꿎은 며느님한테 화풀이를 하신게 아닌지..'시'자 붙으시는 분들을 내 가족처럼 여길려고 해도 한번 감정이 상하면 제 피붙이처럼 스르르 녹아지듯 하지 않고 앙금이 남더라구요.   [01][01][01]

위니

2007.08.17 09:18:38

나이먹을수록 어른노릇하기힘든다는것을 아는 현명한 어른이 되고싶고 그렇게 늙고싶습니다.
ㅜㅜ....   [01][01][01]

머루

2007.08.17 09:58:50

저희 시아버지도 어머님을 몸종으로 아신답니다. 그래놓고 은근슬쩍 가벼운 바람기도 날려주시고..자식들한테는 예의따지면서 꿈쩍도 못하게 하시고..딸같이 지내자 하던 며느리에겐 사돈이신 저희 친정아버지 은근슬쩍 비꼬시고. 왕도 그런 왕이 없죠. 글 읽다보니 저도 울컥하네요.   [01][01][01]

ssuny

2007.08.17 11:35:25

0세부터 80세까지 남자의 정신연령은 똑같은것 같습니다......
그 이후 철들면 .....
휴~   [01][01][01]

쩡이

2007.08.17 20:54:28

아아니;; 요새 시부모님 모시고 사는 며느리가 어디 있다고 시아
버지가 저러신대요. -.-; 이걸 참고 사시는 핑키님 대단하십니다ㅠ   [01][01][01]

핑키

2007.08.18 00:50:58

16일에 이어 17일에도 다른 술손님이 오셨는데 그집 맏며느리가 화투 도박에 빠져 난리가 났었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지 조용히 지나갔습니다^^;;
다시 한번 열받는 일이 일어나면 아마도 친정으로 달려가지 않을까 싶어요. 저두 나이먹다보니 처음과 같은 마음과 행동이 안되요. 아마도 서로가 서로에게 쌓이고 앙금이 가라앉아서 그런게 아닌가 싶어요   [01][01][01]

꿀물보스

2007.08.24 19:13:21

맘고생많으시군요.. 저도 시댁에서 4년여를 살다 분가를 했어요.
홀시아버지라 정말 감당이 되지 않을 즈음 재혼을 하셨거든요.
술주사에 며느리 가슴에 대못 박아놓고 담 날이면 말짱한 얼굴로 기억이 안난다며 ... 참 세월이 이리 흘러도 생각만 하면 울컥하니...   [01][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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